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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바보야, 문제는 세계관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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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02 23:21:50 수정 : 2021-12-02 23: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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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명·김일성회담 30주년에 생각한다

1991년 두 거두의 역사적 만남
하나님 받아들여야 살 수 있다
北 주체사상 포기 강력한 충고
오늘 더없이 절실한 숙명이 돼

30년 전 문선명 총재가 방북(1991.11.30∼12.06)하여 김일성 주석과 주요 인사들에게 피력한 그의 메시지를 상기해보고자 한다. 70년 넘게 우리의 골머리를 싸매게 하는 북한 딜레마에 시사하는 바 많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대선 정국이 달궈지고 있는 이때이니.

아시다시피 문 총재는 세계에서 이름난 승공(勝共)운동가요 승공사상 주창자다. 그는 인류를 무신론 공산주의로부터 해방시키는 일에 일생을 걸고 투신했다. 그에게는 하나님으로부터 소명된 종교·신앙적 사명과 함께 이일은 마치 마음과 몸처럼 분리될 수 없는 필생의 과업이었다. 왜냐하면 문 총재의 세계관(철학)은 공산주의의 세계관과 대척점에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辨證法的 唯物論)을 적확하게 대척·대치하는 ‘수수법적 유일론’(授受法的 唯一論)이 그가 제시하는 대안적 세계관이다. 그는 흥남형무소에서 2년8개월간 죽음의 강제노역을 당하던 중 6·25로 미군이 참전하여 흥남으로 진군할 때 출옥하게 된다. 문 총재는 피란 길에 삼팔선을 지나면서 “반드시 자유세계의 힘을 모아 다시 올라와 북한을 해방하고 남북을 통일하여 세계평화의 중심국가로 세우겠습니다”라고 맹세하며 기도했다. 평양에 재입성하기까지 온갖 음해와 박해를 이겨내면서 40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세계적 기반을 닦았다. 1년 전 1990년 4월 11일에는 공산 종주국 소련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을 열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났다. “하나님 없는 공산주의는 종언을 맞게 되어 있습니다. 무신론과 유물론을 포기하시고 이 나라에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십시오. 정신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먼저 일어나야 합니다. 공산당이 망한다 해도 나라가 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는 참된 새 나라가 탄생할 것입니다.” 고르비는 문 총재의 이런 영감에 찬 담대한 충고를 마음에 담아 드디어 소련 공산당을 해체하고(91.8) 뒤이어 소연방도 해체시켰다.

손대오 두익통일포럼 대표 (전 세계일보 회장)

이런 긴 시간과 공간을 돌고 돌아 모든 준비를 갖춘 문 총재는 평양 입성 3일째인 12월 2일, 만수대 의사당에서 조평통 윤기복위원장, 김달현 부총리 일행과 공식 만남을 가진다. 먼저 윤기복의 장황한 주체사상 찬양 발언이 나온 뒤에 예정에 없던 문 총재의 강력한 발언이 1시간 반 동안 계속됐다. “뭐 ‘주체사상’ 인간 중심의 사상이라구?” 윤기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떻게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 되냐 말이야? 인간은 창조주가 아니란 말이야. 피조물! 인간 위에 창조주 하나님이 계신다구. 그런 것도 모르고 뭐 주체사상? 그 주체사상 가지고 조국을 통일한다고? 어림도 없어. (책상을 치며) 주체사상 위에 하나님을 모셔 와야 북한이 산다구. 여보, 윤기복 위원장! 알았어? 왜 대답이 없어!” 진화론은 물론, 6·25 남침을 ‘북침’이라고 한 윤기복의 발언도 강력하게 반박했다. 어디서 감히 그런 거짓을 늘어놓느냐고. 그러면서 문 총재는 자신의 하나님주의 두익사상(頭翼思想)을 받아들여야 북한의 살길이 열리고 남북 평화통일이 된다고 결연히 설파했다. 상상치 못한 청천벽력이 떨어졌으니 북한 당국자들과 수행원들은 사색이 되었지만 문 총재는 의연했다. ‘내가 북한에 온 최우선 목적은 공산주의 세계관의 아류인 주체사상의 포기를 충고하는 일이다. 김 주석이 이 발언을 듣고 나와 만나야 주체사상을 포기한다는 전제하의 만남이 된다’는 결의였다. 문 총재의 진정성과 그 담대한 기백이 김 주석의 마음을 흔들었다. 두 거두는 1991년 12월 6일 흥남 마석 김 주석 별장에서 대좌했다. 이산가족 상봉, 핵사찰, 경제투자, 남북수뇌회담, 금강산 관광 개발 등을 합의했다. 곧이어 이 합의는 당국 간의 ‘불가침교류협력에관한합의서’(12.13) ‘비핵화공동선언’(12.31) ‘IAEA핵사찰협정’(92.1.31)으로 조인됐다 이제 고인이 된 두 거두가 30년 전에 합의한 약속을 북한 후계자들이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저들이 감당할 몫이지만, 문 총재의 가장 본질적인 충고인 “주체사상을 포기하고, 하나님을 받아들여야 북한의 살길이 열린다”는 메시지는 어느 때보다 지금부터가 더욱 절실하다. 북한이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와 공생하려면 이 길로 나서는 길 외의 딴 길은 없다. 숙명이다. 차기 정권이 북의 하수나 대리가 아닌 고수가 나와야 할 이유다.


손대오 두익통일포럼 대표 (전 세계일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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