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中 ‘부동산 재벌’ 헝다 디폴트 눈앞… 3조원 규모 계열사 매각협상 무산

입력 : 2021-10-21 20:00:00 수정 : 2021-10-21 19:26:5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3일 달러 채권이자 미상환 우려
당국, 구제보다 충격 최소화 집중
중국 남부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을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선전=AP뉴시스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 임박한 모습이다. 3조원 규모 계열사 매각 협상이 무산되며 오는 23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중국 당국은 헝다 구제에 비관적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헝다는 자회사 헝다물업 지분 50.1%를 부동산 개발업체 허성촹잔(홉슨디벨로프먼트홀딩스)에 매각하는 협상이 종료됐다고 이날 밤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거래 규모는 200억 홍콩달러(약 3조200억원)이었는데 대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성사가 불발됐다. 블룸버그는 “광둥성 정부가 허성촹잔의 지분 매입을 위해 은행 대출까지 주선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헝다물업 측 이사와 채권자 등의 반대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계열사 매각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기려던 헝다의 계획이 좌초된 셈이다. 이 소식으로 홍콩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장중 13.6%까지 급락했다. 헝다물업 주가도 이날 한때 10.2%까지 내려갔다.

헝다는 지난달 23일 만기였던 달러채 이자 8350만달러(약 981억원) 지급을 한 달 유예했다. 오는 23일까지 이를 갚지 못하면 헝다는 공식 디폴트 상태에 빠지며, 채권자는 법원에 헝다의 파산 절차를 신청할 수 있다. 헝다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에도 달러채 이자 상환 기일을 못 지켜 연쇄 디폴트 우려도 나온다.

헝다는 위기를 넘기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최근 헝다는 홍콩 건물을 17억달러(약 2조원)에 중국 국유기업 웨슈부동산에 매각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전기차 사업 부문 매각도 추진 중이나 아직 구체적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당국은 헝다 구제보다는 시장 충격 최소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강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헝다 지원에 대한 언급 없이 “헝다 사태가 다른 부동산 개발사의 디폴트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만 했다. 이에 앞서 중국인민은행 금융시장국 쩌우란 국장도 “시장 상황이 변화하는데도 신중하게 운영하지 못했다”고 되레 헝다를 비판하며 개입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FT는 “헝다가 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는 중국 기업 사상 가장 큰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디폴트를 앞두고 헝다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