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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의 가치·힘으로 동맹 이끌 것” 시진핑 “소그룹 지양… 다자주의 실천을”

입력 : 2021-09-23 06:00:00 수정 : 2021-09-23 08: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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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유엔총회서 기싸움

바이든, 인도·태평양지역 거론 대중 압박
연설 후 濠·英 정상과 회담 ‘오커스' 강조
시 주석 '민주주의, 美 전매특허 아냐” 비판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싸움을 펼쳤다. 최근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결성한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및 파트너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초점을 돌릴 것”이라고 하자 시 주석은 “소그룹을 지양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자”는 말로 오커스를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해 한 연설에서 “세계적 도전을 다룰 집단적 힘과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동맹’을 수차례 강조하며 “미국은 우리의 가치와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세계의 권위주의가 민주주의 시대의 종말을 선언할 수 있겠지만, 그들은 틀렸다”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직접 거론하며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중국 정부를 ‘권위주의’로 지칭해 견제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는 풀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필수불가결한 경우 동맹 보호를 위해 무력도 최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동맹과 우방을 위해 일어설 것이며 더 강한 국가가 무력에 의한 영토 변경, 경제적 강압, 기술 착취, 허위정보 등을 통해 약한 나라를 지배하려는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사전에 녹화한 화상 연설에서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한 나라의 필연적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매특허가 아니라 개별국 국민의 권리”라고 반박했다. 중국의 성공을 곧 미국 실패로 받아들이는 제로섬 게임의 논리에서 벗어나라는 충고다. 이어 “최근의 국제정세 전개 과정은 외부의 군사적 간섭과 이른바 ‘민주 개조’라는 것이 엄청난 후환을 초래한다는 점을 재차 증명했다”고 말해 미국 동맹국조차 놀란 미군의 황급한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꼬집었다.

이처럼 팽팽히 맞섰지만 미·중 양국은 코로나19 대책, 탄소 중립 등 과제에서는 서로 협력할 뜻도 내비쳤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 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오커스 동맹을 재차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호주보다 더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인 오커스의 출범으로 호주에 디젤 잠수함을 수출하려던 계획이 백지화한 프랑스가 연일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나 미국·호주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복귀 후에는 백악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존슨 총리는 오커스 창설과 관련해 “세계에 안보 혜택을 줄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박영준,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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