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英 입국자 자가격리 완화… 히스로 공항 자존심 회복할까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9-21 06:00:00 수정 : 2021-09-19 18:39: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기존 4단계 입국 규제, 내달 4일부터 2단계로 축소
히스로 공항 출입국자 수, 코로나 전 대비 71% 줄어
“백신 접종 완료자, 아예 검사도 면제토록 해야”
런던 히스로 공항 관계자가 공항 표지판을 닦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이 내달 4일(현지시간)부터 입국자 자가격리 대상을 대폭 완화한다. 런던 히스로 공항을 포함해 항공·관광 업계의 규제 완화 요구를 수긍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 국가의 공항들과 비교해 코로나19 회복세가 더딘 히스로 공항이 이번을 계기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BC에 따르면 이달 17일 그랜트 셉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내달 4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들은 입국 전 받는 코로나19 검사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 10월 말부터는 귀국 뒤 2일차에 받는 검사를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신 신속 검사로 대체한다. 다만, 코로나19 고위험국으로 분류한 적색 국가에서 입국하면 여전히 10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영국은 코로나19 위험 정도를 국가별로 나눠 출입국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다. △녹색 △녹색감시목록(녹색 국가로 분류되나 황색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황색 △적색 국가로 나눈 일명 ‘신호등’ 시스템이다. 가장 위험이 큰 적색 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인당 1750파운드의 비용을 내고 10일간 지정 호텔에 체류해야 한다. 이들은 체류 8일 차에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황색 국가 입국자는 지정 호텔이 아닌 원하는 곳에서 10일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격리 중 8일 차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정 색과 상관없이 영국 입국을 원하는 어떤 사람이든 입국 이틀 전부터 유효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영국은 내달 4일부터 이 같은 4단계 분류를 적색 국가와 녹색 국가, 즉 2단계로 단순화한다. 한국은 녹색 국가로 분류된다.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4일이 지났다면 영국에서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이번 규제 완화는 영국의 관광 업계와 런던 히스로 공항이 출입국 관리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발표됐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더해 코로나19 여파가 심각한데 정부가 출입국 규제를 풀지 않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불만이 컸다. 시스템 개편을 강력히 주장하는 히스로 공항은 ‘교통 신호등’ 정책에 관해 “경쟁 상대에 우위를 주는 규제”라며 “이 정책으로 영국은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히스로 공항이 교통 신호등 정책 개편에 앞장선 배경은 유럽 공항 중 코로나19 회복이 두드러지게 더딘 탓이다. 2019년만 해도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이라는 수식어를 유지했던 하이드로는 지난해 10월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그 자리를 내줬다. 올해 8월에는 순위가 10위까지 내려갔다. 2019년 8월 한 달간 히스로 공항의 출입국 수는 223만 명이었는데 올해 8월 71% 줄어 158만여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보다는 57% 늘어난 규모지만, 과거의 영광은 찾아볼 수 없게 된 셈이다.

 

영국 관광 업계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국여행협회(BTA)에 따르면 회원사의 3분의 2가 이달 말 정부 지원이 끝나면 추가 해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마크 탠저 BTA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정부 정책이 영국 관광 산업에 미칠 피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나치게 신중한 정부의 태도 때문에 관광 산업이 EU 회원국들보다 뒤처지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번 영국 정부 발표에 관련 산업계는 환영 목소리와 더불어 더 빠른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영국 게트윅 공항의 스튜어드 윈게이트 CEO는 “코로나19 회복을 향해 가는 환영할 만한 단계”라고 밝혔다. 영국항공의 션 도일 CEO는 “입국자의 국가에 상관없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코로나19 검사를 면제하는 정책을 가능한 한 빨리 도입할 것을 당국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