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코로나 사태로 힘든데…전기·수도·가스요금 오름세, 서민 생활 부담 커져

입력 : 2021-08-04 07:00:00 수정 : 2021-08-03 14:08: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하반기 물가 잡힐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고공행진 이어가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물가가 잡힐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 중반대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작황 부진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마늘, 계란, 쌀 등 식품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폭염으로 폐사되는 가축이 늘면서 고깃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석유류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전기·수도·가스요금이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서민 생활에 부담만 더해지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물가 안정 목표치로 2%를 제시했지만 기상 여건 악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 확대 여부에 따라 이를 웃돌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3일 통계청의 '2021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농산물 물가 지수는 124.02로 전년 대비 11.1% 올랐다. 이 수치는 지난해 8월부터 1년째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상승폭이 21.3%에 달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 지수는 각각 131.59, 120.13으로 11.9%, 0.3% 뛰었다. 품목별로는 달걀(57.0%), 마늘(45.9%), 고춧가루(34.4%), 돼지고기(9.9%), 국산쇠고기(7.7%)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를 종합한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에 대한 기여도는 0.76%포인트(p)로 개인서비스(0.87%p)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2%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꽤 큰 비중이다.

 

가격 상승의 요인에는 지난해 길었던 장마와 잦은 태풍, 올해 초 폭설, 한파 등 기상 요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이 꼽힌다. 또한 AI로 산란계가 무더기 살처분되면서 달걀을 낳을 수 있는 닭도 예년에 비해 부족하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폭염으로 가축이 폐사되는 사례도 나와 축산물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에 가장 큰 기여도를 보인 개인서비스의 경우 여름휴가 관련 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품목은 국내 단체 여행비(5.7%), 호텔 숙박료(2.7%), 콘도 이용료(4.6%) 등이다.

 

아울러 대표적인 개인서비스 관련 품목으로 꼽히는 보험서비스료(9.6%), 공동주택관리비(6.2%) 등도 올랐다.

 

석유류 가격도 19.7%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에 0.76%p 기여했다. 경유(21.9%), 휘발유(19.3%), 자동차용LPG(19.2%) 등 기름값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10개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OPEC+)의 산유량 합의가 지연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두바이유는 배럴당 72.9달러로 1년 새 70%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 전기·수도·가스 물가도 0.3% 증가하면서 1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7월 도시가스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 탓이다. 전기요금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일반가구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할인이 월 4000원에서 2000원으로 축소되면서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개인서비스 등 3가지 품목이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소비심리 상승세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농축수산물 가격은 햇상품이 출하되고 작황 부진, AI 여파 등 부정적 영향이 축소되면서 오름세 둔화되고 있고, 석유류 가격도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대의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저물가가 지속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8월과 9월 물가 상승률은 각각 0.7%, 1.0%로 같은 해 7월(0.3%)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여름철 폭염과 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는 물가 안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34조9000억원 규모의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이 시장에 풀리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여기에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소상공인 피해 지원,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등 소비 진작책이 담겼다.

 

어 심의관은 "지난 2분기 물가 상승률인 2.5%보다는 하반기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날씨 변수 영향과 원자재 원가 상승 부담을 기업들이 얼마나 제품 가격에 반영할지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추석 명절 전까지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명절 성수품 공급 물량을 예년보다 확대할 수 있도록 농산물 비축·방출, 축산물 출하 물량 확대·수입 등에 나선다. 특히, 계란은 살처분 보상금 신속 지급, 수입 물량 확대, 대형마트 등을 통한 소비자 직접 판매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