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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학습도시 서울, 경쟁력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

입력 : 2021-06-21 16:15:07 수정 : 2021-06-21 20: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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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백신에 사활을 걸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끝날 조짐이 보인다. ‘코로나 세상’이 끝나면 세계는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단순한 회귀 전략은 현명하지 않다. 뒤처진 집단을 따뜻하게 보듬으면서 미래로 나아가는 개척정신과 결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교육’으로 성공한 나라다. 경이로운 경제발전도, 자랑스러운 민주화도 인재의 힘으로 일구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교육’은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이다. 하지만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이어갈 수는 없다. 극복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먼저, 학교와 선생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우리의 학교시스템과 교사의 질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날로 다양해지고 빠르게 변하는 학습요구를 학교 혼자 감당할 순 없다. 도시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

 

학교 밖 학습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확장된 학습’이 필요하다. 모든 학생에게 획일적인 학습경험을 주입하는 ‘공장형 교육’도 수명을 다했다. 학생이 꿈과 진로를 좇아 학습을 설계하는 ‘맞춤형 학습시대’가 대세다. 지식 습득만이 학습은 아닐 것이다.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과학적 상상력을 키우는 활동, 팀 활동과 협업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날로그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학습의 무대를 무한대로 확장하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 시대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학습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학교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지식을 가르치기만 하는 것(teaching)보다 학생의 학습과 진로 설계를 돕는 것(coaching)이 중요해졌다. 결국 학교와 지역의 창의적 협업이 필요하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교육학

서울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창의적 학습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창의적 학습도시가 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학습자원이 풍부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은 매력적이다. 세계에서 대학이 가장 많은 도시가 서울이다. 48개의 대학 외에도 박물관 128개, 미술관 46개, 과학관은 14개나 있다. 500개가 넘는 도서관이 있다. 서울의 경쟁력은 여기서 나온다.

 

둘째, 누구나 학습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답은 ‘디지털 학습 플랫폼’의 구축에 있다. 도시 곳곳에서 제공되는 학습 프로그램을 한눈에 찾아보는 ‘디지털 학습지도’를 만들자.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은 청년들, 인생 3모작을 꿈꾸는 퇴직자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들이 어떤 프로그램이든 배울 수 있게 지원하는 ‘학습카드’를 만들면 어떨까. 학교 밖에서 부족한 학습을 보충해서 학습격차를 줄이고 교육 사다리를 복원하는 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학교 밖 학습을 장려하는 만큼 학습성과를 인증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선진국은 ‘디지털 배지(digital badge)’를 발행해서 학습성과를 인정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다. 우리도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나아가 학생의 학습정보를 학교에 제공한다면 학교의 교육력은 더 높아질 것이다.

 

도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창의적 학습도시의 조건으로 ‘인재(talent)’, ‘기술(technology)’, ‘다양성(tolerance)’을 말한다. 서울은 모두 갖추고 있다. 담대하게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세금은 이런 데 쓰라고 거두는 것 아닌가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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