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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먼저 챙겼던 소방관, 끝내 유해로 돌아왔다

입력 : 2021-06-19 14:28:25 수정 : 2021-06-19 14: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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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서 실종 48시간 만에 발견
큰 불길은 잡혀 대응 2단계에서 1단계로
19일 오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진압 및 인명 구조를 위해 투입됐다가 실종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A(52)소방경 유해를 실은 구급차가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소방관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19일 오전 수색팀 15명을 투입해 건물 내부에서 실종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A(52) 구조대장의 유해를 발견했다. 수색팀이 투입된 지 약 17분 만이다. 유해가 발견된 곳은 지하 2층 입구에서 직선으로 50m쯤 떨어진 곳이다. A 대장은 실종된 지 48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A 대장의 유해는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A 대장은 불이 난지 6시간 만인 지난 17일 오전 11시 20분쯤 화염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지자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검색을 하려고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홀로 고립됐다. 당시 A대장 등이 지하 2층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길이 번졌고, 11시 40분쯤 즉시 탈출을 시도했으나 동료들과 달리 A대장은 나오지 못했다.

 

화재 발생 이후 사흘째인 이날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상황에서 당국은 A대장을 구조하고자 안전진단을 벌였다. “구조대를 투입해도 이상 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구조작업이 재개됐고, 수많은 이들의 바람에도 이날 김 대장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기도는 김 대장에 대한 순직 절차를 진행하고 장례를 경기도청장으로 거행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A대장 유해를 수습한 만큼 소방관들을 건물 안으로 투입해 진화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화재는 17일 오전 5시 20분께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달하는 이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19일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처음 불꽃이 이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분 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장비 60여 대와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 분 만인 같은 날 오전 8시 19분 큰 불길이 잡히면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50분쯤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낮 12시 14분에 대응 2단계가 재차 발령됐다. 이날 오후 큰 불길이 잡히며 초진되면서 대응 단계도 1단계로 하향됐다.

 

경기도 이천의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실종돼 19일 오후 끝내 숨진 채 발견된 김모(52) 구조대장에 대해 회사 측은 '유족에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쿠팡은 이날 임직원 일동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고(故) A대장님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쿠팡은 “덕평 물류센터 화재 진압 과정에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故 A대장님의 숭고한 헌신에 모든 쿠팡 구성원의 마음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 분들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회사는 순직하신 소방관과 슬픔에 잠긴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지원을 다 하겠다”고 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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