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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이준석, 혐오의 정치” vs 李 “초가삼간 태우지 말라”

입력 : 2021-06-01 18:34:14 수정 : 2021-06-01 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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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쟁탈전 가열 양상

羅 “李, 젠더갈등으로 유명세 타”
李 “羅 실언으로 2030 떠날수도”
SNS통해 반박·재반박 설전 벌여

주호영 “李는 ‘실력주의자’” 가세
합동토론선 대선 해법 놓고 충돌
중진들, 단일화 가능성에 선그어

국민의힘 당권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예상 밖 선전으로 ‘돌풍’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준석 후보와 그를 뒤쫓는 중진 주자들 간 설전이 1일 언론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가리지 않고 도처에서 벌어졌다.

 

예비경선(컷오프)을 2위로 통과한 나경원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후보를 겨냥, “젠더 갈등과 이대남(20대 남성)의 분노를 일으키면서 유명해졌다”며 “‘트럼피즘’(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포퓰리즘 정치행태)이 어떤 것이냐. 백인 하층 노동자의 분노를 이민층에 대한 혐오로 돌려 집권한 분열과 혐오의 정치”라고 선공을 날렸다. 이 후보가 4·7 재보궐선거 직후 이대남 현상에 주목해야 한 것을 두고 여성계 등 일각에서 여성 혐오라고 낙인 찍은 일을 꺼내든 것이다. 이 후보는 즉각 SNS를 통해 “20·30대 남성의 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미국 백인 하층 노동자의 분노에 비유한 것은 잘못됐다”며 “2030이 누구를 혐오했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런 실언이 계속되면 2030 지지층은 떠나간다”며 “저는 비판해도 좋으니 지지층을 싸잡아서 초가삼간 태우지는 말라”고 나 후보를 직격했다. 나 후보는 다시 SNS에 글을 올려 “2030을 백인 하층 노동자에 비유한 것이 아니라 이 후보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유한 것”이라며 “어느 계층이나 세대든 사회적 불만과 분노가 있는데, 이 후보가 이대남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이 후보의 혐오의 정치”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후보는 ‘공정한 경쟁’을 주창하며 할당제 폐지 등을 언급한 이 후보를 ‘실력주의자’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SNS에서 “세상 가장 공정한 룰은 이기면 살고 지면 죽는다는 ‘검투사의 룰’이겠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는 ‘글래디에이터 사회’가 아니다”라며 “승자에게만 공정한 경쟁은 정치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그러면서 “보수정당은 공동생존, 패자부활, 가치부합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컷오프를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후보를 나 후보와 주 후보가 집중 견제하는 모양새다. 나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선 “이번 대선은 놀이가 아니다. 대선 관리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노련한 리더십을 믿어달라”는 말로 이 후보의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동시에 자신의 경륜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계파 논란’을 의식한 듯 T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최대 피해자는 유승민(전 의원)”이라고 말했다. 경쟁자들이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친분이 깊은 유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띄울 것’이란 주장을 내놓은 데 대한 반박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100분 토론’ 생방송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당 대표 후보들은 전날 밤 MBC ‘100분 토론’에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해법을 놓고 충돌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당 밖 대권주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당을 만들자는 ‘자강론’을 폈다. 조경태 후보도 이에 동조했다. 반면 나 후보는 “버스가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올라타게 된다”고, 주 후보는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이견을 드러냈다.

 

첫 TV 토론이었던 전날 방송에선 이 후보가 나 후보와 주 후보를 향해 ‘깜짝 퀴즈’를 던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질문에 답변을 길게 늘어뜨리며 역으로 질문을 던지는 전략으로 맞섰고, 주 후보는 “그런 테스트 하는 질문에는 답변하고 싶지 않다.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말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문표 후보는 이 후보가 민 전 의원의 사무실을 쓴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즉각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약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 안팎에선 중진 주자들이 결국 단일화를 추진하지 않겠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후보들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나 후보는 이날 주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에 “인위적인 단일화 논의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도 단일화를 위한 단일화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중진 후보들 간)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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