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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총장’ 우려… 정권 수사 동력 떨어질 듯

입력 : 2021-05-04 06:00:00 수정 : 2021-05-03 22: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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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비리수사 향배
한 달여 남은 金 취임 전까지
월성원전 등 수사 마무리 전망
검찰총장 후보에 지명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정부가 ‘국정철학과의 상관성’에 무게를 두고 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검찰총장 후보로 선택하면서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권 차원에서 부담스러워할 만한 검찰 수사의 동력은 약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찮다. 그는 여권의 검찰개혁 완수 방침에 부응하는 동시에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를 거치며 극심한 내홍에 빠진 검찰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수사기관 간 갈등을 조정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3일 김 후보자가 현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지명되자 법조계에서는 각종 권력 수사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청와대를 겨냥한 주요 비리 수사로는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사건이 진행 중이다.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김 후보자 취임까지는 한 달여가 남았다. 이 기간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두 사건의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월성 원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조만간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기소할 예정이다.

수원지검의 김학의 출금 의혹 수사는 오는 10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권고가 나오는 대로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이 이미 핵심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기소 방침을 정한 만큼 수사심의위 권고 내용과 관계없이 이 지검장 기소가 진행될 전망이다. 불법출금을 총지휘한 의혹을 받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기소 여부 결정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이달 초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불기소 처분하며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매듭지었다. 김 후보자보다 3기수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유임 가능성도 커졌다. 검찰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 유임을 위한 김 후보자 지명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김 후보자 취임과 이 지검장 유임이 결정될 경우 정권에 부담스러운 수사에 대한 동력이 윤 전 총장 시절보다 대폭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로선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잇따라 터질 수 있는 각종 정치적 사건도 매끄럽게 처리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권 말 권력형 비리 수사를 틀어막는 것이 김 후보자 개인이나 검찰 조직을 위해서 좋은 선택은 아니다”며 “임기 말 총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균형감”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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