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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인물·흥행 없이 ‘親文’만… ‘그들만의 리그’로 끝난 與전대

입력 : 2021-05-03 06:00:00 수정 : 2021-05-03 07: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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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친문 결집하며 초접전 양상
비교적 높은 인지도가 승부 갈라
‘견제와 균형 감각 작용’ 분석도
4·7 재보선 참패 후 ‘구원투수’ 등판
대선 경선 연기론도 해결 과제로

당권도전자, 친문 구애에 집중
2020년보다 주자 ‘체급’도 떨어져
“컨벤션 효과 미미할 것” 관측
文대통령, 축사서 민생·개혁 강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가운데) 등 새 지도부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백혜련·전혜숙 최고위원, 송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김용민·강병원 최고위원. 남정탁 기자

3수 끝에 마침내 더불어민주당 당권을 거머쥔 송영길 의원과 2위를 기록한 ‘강성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의원의 득표율은 불과 0.59%포인트에 불과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역사상 최소 득표차로 알려졌다. 당심은 송 의원을 선택했지만, 당내 강성 친문의 위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의원이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구원투수’로 선발된 만큼, 성난 부동산 민심 등을 되돌리고 내년 대선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정권재창출을 이뤄내야 해 두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5·2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신임 당 대표는 35.6%를 득표해 당선됐다. 홍 의원이 35.01%, 우원식 의원이 29.38%로 뒤를 이었다.

 

선거 전 관측대로 송 의원은 대의원, 일반당원의 지지를 업고 당선됐다. 대의원 34.97%, 일반당원 40.38%로 송 의원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3번의 당 대표 도전 과정에서 다져온 대의원 표심, 후보 중 비교적 높은 인지도가 승부를 갈랐다.

 

송 의원의 승리는 순탄치 않았다. 선거 초반만 해도 송 의원이 우위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막판 친문 결집으로 홍 의원과 초접전 양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예고대로 홍 의원은 권리당원(36.62%), 국민 여론조사(37.36%)에서 송 의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최종 득표율은 전국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쳐 계산하는데, 정통 친문 홍 의원이 주로 강성 친문이 포진한 것으로 알려진 권리당원을 끌어모아 송 의원을 바짝 추격해온 것이다.

 

송 의원의 당선 배경엔 ‘견제와 균형’ 감각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도부의 한 축인 원내대표로 친문 핵심 윤호중 의원이 당선된 만큼, 다른 한 축은 비교적 친문 색채가 옅은 주자가 힘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송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긴 했으나, 친문 핵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의원이 당내 기울어진 저울추의 균형자라고 해도, 여전히 당의 주인은 친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용민(17.73%), 강병원(17.28%) 의원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해서다. 송 대표로선 강성 친문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으로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쇄신책을 밀어붙이는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부동산 정책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송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확대를 주장하고 종합부동산세 완화엔 ‘신중론’을 제기해 왔다. 최근 출범한 당 부동산특위의 테이블 위에도 LTV 확대와 종부세 등이 올라와 있지만, 송 의원 주장과는 미묘하게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대표로서 최근 당내 주류 대 비주류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강성 친문 문자폭탄에 대한 당내 교집합도 찾아야 한다. 송 의원은 이날 당선 직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열성적 당원들의 당에 대한 열정은 이해한다”면서도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몰려다니며 말을 못 하게 막아버리면 당심과 민심이 유리된다”고 강조했다.

 

전대 종료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대선 경선 연기론’도 송 대표의 선결과제로 꼽힌다. 송 의원은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혀왔지만, 대선 경선 연기론이 현실화하려면 당장 여권 내 견고한 ‘1강 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 캠프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전대에서도 임종성 의원 등 이재명계 핵심 의원들이 송 의원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며 “송 의원과 이 지사 사이 원활한 소통창구는 마련돼 있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송 의원과 이 지사는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국내 도입에 한 목소리를 내는 등 의기투합 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시 전국대의원대회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그들만의 리그’로 끝난 전당대회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에서 내년 정권 재창출을 책임질 신임 지도부가 선출됐지만 시작부터 ‘그들만의 리그’라는 수식어를 붙인 채 출범하게 됐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체질 개선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기대했지만, 당권 주자들이 친문(친문재인) 구애에 집중했다는 평가가 뒤따라서다. 새 인물 부재, 코로나19 등이 겹쳐 전당대회가 흥행 실패로 끝나면서 지도부 선출 이후 ‘컨벤션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가 새 인물, 혁신, 흥행이 없는 ‘3무 대회’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원내대표 선출 이후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친문 책임론’, ‘친문 2선 후퇴론’까지 불거졌지만, 지난달 중순 친문 핵심 윤호중 의원이 비주류 박완주 의원에 압도적인 표차(39표)로 당선되면서 인적 쇄신론이 자취를 감췄다는 분석이다. 당권을 잡으려면 어느 쪽에 구애해야 하는지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친문 감별’ 논란은 ‘조국 사태’ 책임론,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논란으로 번졌다. 세 당권주자 모두 조국 사태를 “재보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없다”거나 “이미 지나간 일” 정도로 치부하는 등 강성 친문을 의식한 듯한 입장을 유지했다.

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1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홍영표(앞에서 부터), 송영길, 우원식 당 대표 후보들과 최고위원 후보들이 정견발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인물 부재론도 흥행 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당권에 도전한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 모두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이낙연 대세론’에 출마를 포기했던 ‘올드보이’다. 대선주자급 인물이 붙었던 과거 전대보다 당권주자들의 ‘체급’도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다.

 

당 최대 축제인 전당대회가 코로나19로 온택트(온라인+언택트)로 치러지면서 ‘현장성’이 사라진 것 또한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전당대회에서는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부터 당원들이 대형 체육관에 모여 지지하는 후보를 연호하는 유세전이 펼쳐졌지만 이번 선거에선 유튜브 생중계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2층 대강당에서 현장 참석인원을 100명으로 제한한 채 행사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 영상 축사에서 민생과 개혁의 조화, 당 차원의 단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우리 당이 시대 변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부단히 혁신했는지 묻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앞에서 국민이 이끌고 뒤에서 정치와 경제가 힘껏 밀고 있다”며 “수레의 한쪽은 민생이고 다른 한쪽은 개혁이다. 두 바퀴가 나란히 같은 속도로 굴러야 수레가 전진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80년대 민주화운동 주도 ‘86그룹’ 맏형

 

2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은 60년대생으로 80년대 대학을 다니며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86그룹’의 맏형 격인 중진이면서도 주류와 거리를 둔 소신파 정치인으로 꼽힌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대표는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으로 졸업 후 7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한 뒤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해 그해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강화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듬해 16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분리되면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인천 계양 지역에 재도전해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초선 그룹 ‘새벽21’ 멤버로 정풍운동에 가세했던 송 대표는 2003년 개혁세력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다. 대북송금 특검 반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 등으로 소신파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만큼 당내에서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송 대표는 18대 총선에서 86그룹이 대거 낙선하는 가운데 3선에 성공했지만 2010년 인천시장에 출마하며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중국 칭화대 연구교수를 거쳐 20대 총선에서 기존 지역구에 복귀했다.

 

송 대표는 앞서 두 번의 당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016년 전당대회 때는 예비경선에서 한 표 차로 컷오프됐고, 이해찬 전 대표가 당선된 2018년 8·25 전당대회 때는 2위를 기록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뒤 ‘범친문’으로 분류됐지만 친노(친노무현)나 친문(친문재인) 적통은 아니며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선거에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한평생 재산 축적이나 부동산에 관심 갖지 않고 무주택자로 살아오며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소통해왔다”고도 강조했다.

 

대표에는 계파색이 옅은 송 대표가 선출됐지만 신임 최고위원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한 친문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처럼회’ 소속으로 조국 수호에 앞장선 김용민 의원, 친문인 강병원 의원이 각각 17.73%, 17.28%를 얻으며 1·2위에 올랐다.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백혜련 의원은 17.21% 득표로 3위였고, 4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김영배 의원도 노무현·문재인정부 모두 청와대를 거친 친문 인사다. 이낙연 전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범친문 전혜숙 의원도 12.32% 득표로 자력 당선됐다.

 

이동수·이우중·이도형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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