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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그룹 세대교체 완료… 쿠팡 ‘총수 없는 기업집단’ 논란

입력 : 2021-04-29 19:00:00 수정 : 2021-04-29 21: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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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
현대차 21년만에 정몽구→정의선
효성도 조석래서 조현준 총수로
‘미국인’ 김범석 쿠팡 의장 지정 안 해
공시의무 면제 형평성 논란 일어
공시대상 기업집단 7개 증가 71개
코로나發 자산가치 상승 등 영향
정의선 회장(왼쪽), 조현준 회장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현대자동차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을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5월 1일 자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차는 21년 만에 총수가 교체된다. 효성의 동일인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바꾼다.

 

공정위는 이날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긴 쿠팡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지만, 김범석 의장은 미국 국적인 점 등을 고려해 ‘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총수 없는 기업집단’이라는 논란의 불씨를 남긴 셈이다.

 

◆현대차·효성 동일인 변경으로 세대교체 본격화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지정자료 제출 전 동일인 확인 절차를 시행해 현대차는 정 회장을, 효성은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동일인 변경에는 ‘외형상 지배력’과 ‘실질적 지배력’ 등을 고려했다. 현대차는 정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정 회장에게 포괄 위임했다는 점(외형상 지배력)과 정 회장 취임 후 대규모 투자 결정과 주력회사의 임원 변동, 계열사 간 합병 등이 있던 점(실질적 지배력) 등이 반영됐다.

효성 역시 조 회장이 지주회사 ㈜효성의 최다 출자자인 동시에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점 등이 동일인 변경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정위는 현 동일인인 정·조 명예회장이 모두 고령이고, 건강상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와 효성의 동일인 변경으로 총수 ‘세대교체’ 흐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대차 정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까지 재계 5대 그룹의 총수가 모두 창업주의 2∼4세들로 변경됐다.

공정위 김재신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2세들을 동일인으로 판단해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동일인을 기준으로 동일인 관련자, 나아가 기업집단의 범위가 설정된다는 점에서 동일인을 현행화해 사익편취 등 규제 사각지대를 방지하고 규제의 실효성을 더욱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동일인의 정의·요건·확인 및 변경 절차 등의 구체적인 제도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형평성 논란 가열

 

총수 지정을 두고 논란을 겪었던 쿠팡은 결국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미국 국적인 김 의장이 미국법인 ‘쿠팡 Inc’를 통해 국내 쿠팡 계열회사를 지배하고 있음이 명백하지만 그간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적이 없고, 현행 제도로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 어려워 김 의장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이 아닌 쿠팡㈜을 동일인으로 판단해도 현재로서는 계열회사 범위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하다. 동일인이 되면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공시 의무가 생기고 지정자료 관련해 모든 책임을 지지만 김 의장은 적용이 안 된다.

김 부위원장은 “결국 외국인에게 국내법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는지에 관한 실효성 문제인데 만만치가 않다”며 “아마존코리아나 페이스북코리아 자산이 5조원이 넘었다고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를 동일인으로 지정해 형사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인지 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자산가치 급등… 공시기업 늘어

 

공정위의 이날 발표에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지난해보다 7개나 늘어난 71개로 집계됐다. 계열사는 328개가 늘어난 2284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유동성 증가로 기업의 자산가치가 급등함에 따라 지정 집단이 대폭 확대됐다.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수 역시 전년보다 6개가 늘어난 40개로 집계됐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계열사는 지난해 1742개로 전년보다 269개 늘었다. 특히 셀트리온, 네이버, 넥슨, 넷마블 등 제약IT(정보기술) 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집단이 급성장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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