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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그 어느 때보다 필요” 사면 건의에도 靑 “검토 안 해”

입력 : 2021-04-28 08:01:00 수정 : 2021-04-28 0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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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종교계·노인회 등 줄이어… 국민청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달라는 각계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검토한 적이 없으며,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27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와 관련해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제계와 종교계 등 각계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에 선을 그은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이날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도 새로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 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선 기업 총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은 엄격한 잣대로 꾸짖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이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종교계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 건의가 잇따라 나왔다. 전국 유림의 대표 조직인 성균관은 전날 문 대통령에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빠른 사면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서를 보냈다. 대한불교 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은 지난 12일 이 부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도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건의했다.

 

문재인 대통령. 뉴스1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3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 생태계의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이 오너십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핵심 관계자의 설명과는 별개로 청와대 안팎에선 진즉부터 이 부회장 사면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가 인정돼 수감 중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의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혐의 등 또 다른 재판도 시작된 상태다. 사면권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뇌물·횡령 등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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