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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악마이자 살인마”…구미 3세 여아 키운 남성 靑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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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12 15:00:00 수정 : 2021-04-12 15: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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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김모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9일. 김모씨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의 빌라에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어머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DNA) 검사 결과 언니로 밝혀진 김모(22)씨의 전남편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렸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쓰레기집에 제 딸을 버리고 도망간 구미 OOO의 엄벌을 청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김씨의 가방에서 숙박업소 영수증이 나와도 딸을 생각하면서 참았고, 신발장에서 임신 테스트기 30개를 발견했을 때도 용서했다”면서 “그런데 다음 날 들어온 김씨가 ‘남자가 있는데 딸이 있다는 사실도 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에게 ‘엄마 될 자격 없으니까 나가라’고 말한 뒤 딸과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하려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딸이 엄마를 부르면서 달려가 안겼다”며 “그 순간이 지금도 너무 원망스럽게 기억난다”고 토로했다.

 

A씨는 김씨의 부모가 자택 바로 아래층에 거주하고 있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 돈을 벌어 올 때까지 잠시만 아이를 키워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 곁을 떠난 A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두 달가량을 보냈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A씨는 “당시 딸을 아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해 4월쯤부터 김씨가 아이를 집에 버려 놓고 새 남자 집에 가서 지냈던 것”이라며 “아이가 악취 나는 집에서 이불에 똥오줌을 싸며 고픈 배를 잡고 혼자 쓰러져 있었을 것이다.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그나마 평일 낮에라도 집에 가서 딸을 챙기는 것도 귀찮아진 김씨는 어느 날부턴가 빵 몇 조각과 우유 몇 개를 던져 놓고 다시는 그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며 “비가 내리고 찌는 듯 더운 날들이 지나갔던 8월에 먹을 것도 없고 옷에 똥오줌 묻혀가며 쓰레기 더미에 기대 지쳐갔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칠 것만 같다. 저는 왜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까”라고 했다.

 

또 “김씨는 희대의 악마이고 살인마”라며 “어떻게 꽃잎보다 고운 아이를 수백 일 동안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있나.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나”고 분노했다.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건 지난 2월10일이다. 외할머니인 석모(48)씨가 “계약 기간이 만료됐다”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바로 위층에 살던 딸의 집을 찾았는데, 거기엔 부패한 주검이 발견됐다. 바로 김씨의 딸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재혼한 남편과의 아이 출산이 가까워지자 다른 집으로 이사하면서 아이를 버려둔 채 떠났다. 결국 아이는 한여름 더위 속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숨졌다.

 

그러나 DNA 검사 결과 숨진 여아의 엄마가 김씨가 아닌 외할머니인 석씨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석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딸 김씨가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였다. 석씨는 숨진 여아는 본인의 딸이 아니라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구미=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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