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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없다” “노회찬 언급 마”… 민주당과 거리두는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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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6 13:13:48 수정 : 2021-04-06 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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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급해도 고인을 선거판에 소환 말라”
“보수정권에 엄격했던 잣대, 스스로에게도 적용했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 거리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략적 외면인가, 독자 노선을 걷기 위한 발걸음인가.

 

정의당이 연일 더불어민주당에 날 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범여권의 틀 속에서 민주당과 ‘같은 편’으로 분류됐던 정의당이다. 그런데 여당에 불리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도움의 손길을 건네기는커녕 ‘송곳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태도를 사실상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보는 정의당은 당 대표에 의한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등 민주당과 다른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더 이상 선거판에서 고 노회찬 전 의원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박 후보가 이날 선거운동을 6411번 버스에서 시작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6411번 버스는 새벽 노동자들이 많이 타는데, 노 전 의원이 2012년 7월 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언급해 널리 알려졌다.

 

이 수석대변인은 “누구나 선거운동의 자유가 있으니 6411번 버스를 탄 것을 두고 뭐라 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만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고 하더라도 고인을 선거판에 소환하는 것은 멈춰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박영선 후보가 ‘지난 동작 보궐선거에서 고 노회찬 의원을 헌신적으로 도왔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선거는 정당 간 정치적 합의를 통해 단일후보에 대해 당적으로 책임 있게 선거를 치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개인적으로 헌신적 도움을 준 것처럼 말씀하신 부분은 정치적 도의와 책임의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박영선 후보는 6411번 버스에서 고 노회찬 의원을 선거에 소환하기보다는 민주당 정부 4년에 대한 자문과 자성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초반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검찰개혁 과제는 가난한 보통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는지, 오히려 정쟁과 진영대결로 정치는 나빠지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책임은 없는지”라며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또 “과거 보수정부에 대한 도덕적 비판의 기준과 잣대를 스스로에게도 엄격하게 적용했나”라고도 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 제보 내용을 공개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여영국 대표도 이날 전남 순천 연향동에서 진행된 ‘투기공화국 해체 전국 순회’ 정당연설회에서 정현복 광양시장의 부동산 투기 및 채용비리 의혹 사건을 규탄했다. 정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이 사건을 계기로 제명됐다. 여 대표는 “광양시민들 살림살이를 보살펴야 될 시장과 그 일가가 일반 서민은 접근할 수 없는 정보를 이용해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며 “또 그 일가친척 자녀들을 특혜로 취업시켰다는 채용비리 의혹까지 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여러분이 많이 지지하시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라며 “집권여당에 부담이 되니까 도마뱀 꼬리 자르듯 제명시키고 당에서 내쫓고 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고 했다.

 

여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도 박 후보의 지원 요청을 두고 “국민의힘과 기득권 정치 동맹을 공고히 했던 민주당이 그 어떤 반성도 사과도 없이 지금에서야 도와달라니 이게 무슨 염치 없는 것이냐”고 한껏 날을 세웠다. 여 대표는 또 “박 후보가 몸담은 민주당은 1년 전 총선 당시에는 기만적인 위성정당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개혁 열망을 가로막았다”며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정의당에는 가히 정치테러”라고도 했다.

 

정의당은 전임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무원이 비위 행위로 물러날 경우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내용의 당헌을 고친 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냈다. 그 당헌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것이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 소속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열린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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