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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국립대 전환 논의 왜? ‘포스코 회장’ 최정우 이사장, 이사회서 국가 기부채납 언급

입력 : 2021-04-02 10:17:48 수정 : 2021-04-02 10: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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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환 총장 "지속해서 고민해봐야"

 

포항공대(포스텍) 이사회(이사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가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를 국립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포항공대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포항공대는 지난 1월 13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올해 예산안·임원 선임안과 함께 재정건전성 향상 방안을 협의했다.

 

이사회 회의록에는 포스코 회장이기도 한 최정우 이사장이 포항공대를 국가에 기부채납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이사들에게 물어봤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에 김무환 이사(포항공대 총장)는 "국립 과학기술특성화대로 전환된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봐서는 좋은 방향이지만 포항공대가 가진 사립대로서 발전 방안이 약화할 수 있어 어떤 방안이 좋을지 지속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사들은 "포항공대가 국가에 소속되면 독립성을 잃고, 현재 4개 국립 과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국립으로 전환되면 한국과학기술원(KIST)과 경쟁하기 힘들어 사립대 경영 마인드를 유지해야 경쟁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 이사는 "장기관점 재정문제와 학교발전 지속성을 고려해 기부채납도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찬성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최 이사장은 "국립 과기특성화대로 전환하는 문제는 장기적으로 검토해보기로 하자"며 해당 안건 논의를 마무리했다.

 

포항공대 관계자는 "당장 국립대 전환을 꾀하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검토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국립대 전환 논의는 교육재단을 통해 포스텍을 지원하는 포스코의 재정 상황과 맞물려 있다. 포스코는 작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7조7928억원, 영업이익 24천3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0.2%, 37.9%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8% 줄어든 1조78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앞서 포스코가 포스코교육재단 출연금을 축소하자 경북 포항시의원이 시의회에서 질타한 바 있다.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4일 시의회에서 열린 268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포스코가 주변 우려에도 포스코교육재단 재정 자립화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재단 산하 학교 공립화를 추진하다가 기업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공립화보다 더 나쁜 재정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는 1995년 포항공대(포스텍)와 초·중·고등학교를 각각 다른 재단으로 분리할 때 도교육청에 운영비 부족액을 매년 출연하겠다는 각서를 냈고 각서는 도교육청에 보관돼 있다"며 "이 자료대로라면 포스코의 재정 자립화 추진은 도교육청과의 약속을 종이짝 취급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코는 그동안 재단 소속 학교에 비직원 자녀가 많다는 것을 공립화나 재정자립화 요인으로 말했지만 2002년부터 중학교 의무교육이 단계적으로 이뤄져 결손금을 교육청에서 지원받고 있다"며 "국가와 사회로부터 배려를 받았음에도 당장 경영이 어렵다고 포스텍이나 교육재단 투자를 줄이거나 없앤다면 포스코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기업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고 지역사회 공헌도를 높이기 위해 포스코는 교육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과 제대로 대화하지 않고 일방통행식 진행을 계속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2012년 385억원 수준이던 포스코교육재단 출연금을 2020년 120억원, 2021년 70억원 내겠다고 공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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