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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은 흐드러지고… 방역의식은 해이해지고… 대유행 '경고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4-01 18:31:59 수정 : 2021-04-01 22: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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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이틀째 500명 넘어
날씨 풀리며 봄나들이 늘어나
지역 곳곳서 집단감염 발생
부산·전주 2일부터 2단계로

계속된 거리두기 피로감 호소
10시 이후 공원·거리서 술판
공무원도 5인 집합금지 안지켜
서울 낮 최고기온이 24도를 기록하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인 1일 서울 은평구 불광천에서 시민들이 봄볕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500명을 넘는 등 4차 유행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봄철 나들이 시즌까지 겹치면서 방역 긴장도가 느슨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 특히 수도권에서 시행 100일을 맞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도 공공연하게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비수도권 지역 중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하는 곳도 잇따르고 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51명으로, 전날(506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0명대를 나타냈다. 국내 지역발생도 537명으로, 지난 2월19일(533명) 이후 41일 만에 500명을 웃돌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가리지 않고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날 수도권은 342명으로 나흘 만에 300명을 넘었다. 서울이 197명으로 200명에 근접했다. 비수도권은 195명으로, 국내 발생의 36.3%를 차지한다.

 

권준욱 방대본 제2본부장은 “전국적으로 특별히 유행을 주도하는 집단이나 시설 없이 집단감염이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위기 상황”이라며 “유흥시설·교회 등에서 다시 감염이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누적된 감염의 전파 고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출입구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가 적용되고 있지만, 일부 비수도권 지역에서 단계를 격상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동해시가, 28일에는 충북 증평군이 2단계로 올렸다. 29일에는 경남 진주와 거제가 각각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부산시는 유흥업소를 연결고리로 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2일 정오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전주시도 최근 피트니트센터와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과 마을 미나리꽝 작업장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일 정오부터 15일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2단계에서는 유흥시설 6종과 노래연습장,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의 운영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4차 유행 경고음이 커지고 있지만 거리두기나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실종된 장면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취재진이 전날 식당과 술집이 영업을 마친 오후 10시 이후 서울 홍익대 주변을 돌아보자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공원과 놀이터 등지에서 술을 마시다 순찰차가 출동하면 자리를 피하는 식으로 늦은 시간까지 술판을 벌였다.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39)씨는 “가게는 장사를 못 해서 말라가지만 가게 밖은 무법천지”라며 “매일 밤 10시가 되면 이런 술판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현장에 나온 마포구청 관계자도 “당직 직원들이 현장을 돌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면 사실상 통제가 어려워 계도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이태원에서도 술집이나 거리에서 5명 이상이 모여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였다.

서울 시내 거리 모습. 연합뉴스

이날 취재진이 서울 시내 식당이나 카페에 5인 이상 취식이 가능한지 문의하자 대부분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한 카페는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서로 안 지키기 때문에 꼼수라고 할 것도 없다”며 “공무원들도 방역수칙을 잘 안 지킨다”고 귀띔했다. 직장인 A(26)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회식을 하는데, 12명 정도가 함께한 적도 있다”며 “처음엔 4명씩 쪼개 앉지만 술을 마시다 보면 5∼6명씩 앉기도 한다.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오래되다 보니 다들 잘 안 지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시행 초기에는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의미가 많이 약해졌다”며 “지금 상황에선 인원수를 제한하는 것보다 실제 현장에서 방역수칙을 얼마나 지키는지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구현모·이지안·이정한·조희연 기자, 부산·전주=오성택·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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