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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없이 입학’ 내걸어도… 새내기 부족한 지방대 [긴급진단-첫 '인구 자연감소'…흔들리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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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02 06:00:00 수정 : 2021-03-02 07: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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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미달에 존폐 위기
추가 모집 500명 이상 모두 비수도권
학령인구 갈수록 줄어 대책 마련 절실

‘수능 없이 입학’, ‘모든 신입생에 매년 300만원 지원’, ‘○○대 가고 아이폰·에어팟 받자’….

지원금도 아이폰도 지방대학 인원 미달 사태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우스갯소리는 이미 현실이 됐다.

2일 전국 각지 지방대학은 초유의 정원 미달 사태 속에 1학기 개강을 맞게 됐다. 수능 점수 없이 원서만 내면 합격에 각종 지원금과 경품까지 내걸었지만 신입생을 유인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대학 추가모집 정원은 지난 24일 기준 162개교 3만260명에 달했다. 지난해 추가모집 인원인 9830명과 비교하면 1년 새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추가모집 인원이 500명 이상인 대학은 16곳으로 모두 비수도권 대학이다.

지방대학 정원 미달은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만 18세 미만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만 18세 학령인구’는 1990년 92만명을 기점으로 1990~2000년 10년간 9만3000명, 2000~2010년 10년간 13만2000명 감소했다. 2019년 59만4000명이었던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0년 51만2000명으로 1년 새 약 8만2000명이 줄며 1년 감소 인원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47만6000명으로 다시 3만5000여명이 줄었다.

이 같은 고3 학령인구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건 지방대학이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추계한 2021학년도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41만4000명으로 올해 대학 입학정원인 49만2000명과 비교하면 7만8000명 부족하다. 부족한 인원은 지방대학에서부터 빠져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지방 소재 대학 정시 경쟁률은 2.7대 1로 지난해 3.9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서울권 대학의 경쟁률은 지난해 5.6대 1에서 올해 5.1대 1로 상대적으로 적은 차이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4년 43만명, 2040년엔 현재의 절반인 28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입학정원을 유지할 경우 지방대는 2024년 3곳 중 1곳이 ‘충원율 70%’ 이하가 되고, 2037년에는 84%가 ‘충원율 70%’ 이하가 된다. 일자리와 기반시설 등 수도권으로의 유입 요인을 이기고 지방대학이 생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지원금 등 단발성 지원이 아닌 전면적 정책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운영 가능한 재정 규모, 임금 체불 여부, 부정·비리 여부, 법인과 대학의 자구노력 등 실태파악을 거쳐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전체 대학 정원도 10% 감축할 필요가 있다. 정원 감축으로 지방대학 몰락을 막고 전체 대학 교육여건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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