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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발생 403일 만에 백신 접종… 일상 복귀 기대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2-27 06:00:00 수정 : 2021-02-27 02: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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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병원 입소·종사자 대상
백신 상당수 2분기부터 들어와
시설·장비·인력 미리 확보 필요
현행 거리두기 단계 2주간 연장

소방관·교사도 3분기 접종 대상
70% 접종 땐 항체 50% 이상 생성
11월이면 집단면역 형성될 듯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게임체인저’인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각지의 요양시설과 보건소 등에서 시민들이 긴장과 기대감이 교차한 표정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위쪽 가운데부터 시계방향) 서울 노원구의 요양보호사 이경순씨, 경기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의 수간호사 윤정미씨, 강원 춘천 노인전문병원의 입소자, 광주 광산구 광주보훈요양병원 입소자 정진덕씨, 제주 사회복지법인 정효원의 요양보호사 양은진씨. 안산·제주=연합뉴스, 광주=뉴스1, 강남구청·노원구청·춘천시청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지난해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403일 만이다. 코로나19 감염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대장정의 첫걸음을 뗐다. 한국의 접종은 주요국과 비교해 늦은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더 차질 없이 진행해 11월 집단면역 형성까지 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1만6813명이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전국 213개 요양시설, 292개 요양병원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종사자가 대상이었다.

부산은 오후 6시 기준으로 접종 대상자 모두가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강원은 오후 5시 기준 접종률이 96.7%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날 접종은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과 함께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추진단이 우리나라의 공식 1호 접종자 선정을 하지 않은 가운데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 접종한 요양보호사 이경순(61)씨가 국내 첫 접종자가 됐다. 이씨는 예정된 시작 시간인 오전 9시보다 앞선 오전 8시45분 접종했다. 이씨는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혹시라도 내가 감염돼 어르신들에게 피해가 갈까 조마조마했는데 이제야 안심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진구보건소에서 부산진구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인 성민하(요양병원 종사자)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늦게 접종을 시작했다. 더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성 논란으로 만 65세 이상 접종은 미뤄졌고, 백신 공급 물량 상당수는 2분기부터 들어온다. 백신 공급을 앞당기는 노력이 요구되고, 분기별 철저한 계획 수립과 오차 없는 진행이 필수다. 이에 필요한 시설, 장비, 인력도 미리 확보해야 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배송 등 여러 상황을 문제 없게 관리해 안전하고 순조롭게 진행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특히 접종 초기 잘 진행돼 ‘주변에서 맞았는데 괜찮다’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 통제를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으로 당장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역 당국은 긴장감을 유지한 채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8일 종료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를 오는 14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도 유지했다.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째 300∼400명대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결정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6명이다. 기존 거리두기 연장에 따라 유치원생과 초교 1∼2학년, 고교 3학년, 특수학교(학급)는 매일 등교한다.

2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와 계약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초도 물량이 대한항공 화물기편으로 반입되고 있다. 인천공항=공항사진기자단

◆3분기면 성인접종 끝나… 유행위험 절반 낮춰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전체 인구의 70% 이상에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순조로운 백신 수급과 차질 없는 접종 계획 시행이 필수적이다.

26일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한국은 뉴욕타임스(NYT) 집계 기준으로 백신 접종에 착수한 89번째 국가가 됐다. 영국령 지브롤터, 케이맨제도 등 각국 속령까지 집계하는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 기준으로는 103번째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7900만명분이다.

1분기 공급되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78만5000명분, 화이자 55만8500명분이다. 화이자 백신은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이날 5만8500만명분이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특례수입한 물량으로,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이 접종한다.

 

화이자 제약사와 개별계약한 물량은 3월 중 50만명분이 우선 들어올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면 사용할 수 있다. 이날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화이자 백신의 만 16세 이상 사용에 대한 품목허가를 권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등 대부분의 백신 공급은 2, 3분기에 집중돼 있다. 화이자 300만명분이 2분기에 들어온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계획대로 연내 백신이 공급된다면 전체 인구의 70%가 맞기에는 충분한 물량이다. 지난 1월 말 종합계획에서 밝힌 접종자 수는 435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83.7% 수준이다. 거부율 등을 고려해도 70%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70% 접종이 목표인 이유는 유행 위험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대응할 수 있어서다. 여러 백신의 평균적인 항체 형성률을 80%라고 가정할 경우 국민 70%가 접종하면 실제 항체 양성률은 56% 정도가 된다.

방역 당국은 2분기에 요양병원·시설의 만 65세 이상 입원·입소·종사자를 포함해 일반 만 65세 이상 고령층을 접종할 계획이다. 의료기관·약국 종사자도 2분기 접종 대상자다. 3분기에는 만 18~64세 일반 성인이 맞게 된다. 소방·경찰 등 필수인력, 교사 등의 접종 시기도 3분기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이 진행되면 항체 자체는 거의 대다수의 사람에게 생겨날 것”이라며 “마스크를 벗지는 못해도 더 이상 큰 유행을 걱정하지 않고, 상당 수준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진경·안승진·박유빈·유태영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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