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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갈등 화해시킨 ‘회복적 대화’… 지난해 418건 조정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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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08 16:50:46 수정 : 2021-02-08 16: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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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회복적 대화’ 운영 경찰서 40% 이상 늘릴 예정

지난해 11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이웃 간 쌍방폭행 사건이 관할 경찰서에 접수됐다. 이들은 7년째 층간소음으로 다투던 사이였다. 담당 수사관은 형사 절차 이후에도 갈등이 재발할 것을 우려해 이들에게 ‘회복적 대화’ 모임에 참여하도록 조치했다. 회복적 대화 모임은 전문기관이 주관하는 사전모임·본모임 등으로 구성된다.

 

아래층 이웃은 이 모임에서 “어머니가 암에 걸려 밤새 간병하고 자야 하는데 자정이 넘도록 시끄러워 힘들다”며 눈물을 보였다. 큰집이라 제사가 많았다던 위층은 “아랫집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고, 진작 알았다면 더 조심했을 것”이라며 사과 의사를 표했다. 이들은 화해했고 서로 간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자연스레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되면서 마무리됐다.

 

이 사례처럼 지난해 경찰 단계의 회복적 대화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 간 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418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올해 회복적 대화 운영 경찰서를 전년 대비 40% 이상 늘릴 예정이다. 회복적 대화는 가해자 검거·처벌에 초점을 둔 ‘응보적 사법’에 대한 대안으로 범죄 피해 복구·재발 방지 등에 집중하는 경찰 활동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회복적 대화 대상 사건으로 접수된 사건은 총 573건으로 이중 464건이 완료됐다. 이들 중 418건에 대해 조정이 성립돼 90.1% 수준의 성공률을 보였다.

 

회복적 대화 대상으로 접수된 사건을 유형별로 보면 학교폭력이 159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협박 157건, 가정폭력 140건, 절도 54건 등 수준이었다. 

 

회복적 대화에 참여한 가·피해자 대부분은 모임 과정에 대해 만족한 모습이었다. 경찰 설문조사에 참여한 가해자 390명 중 92.3%, 피해자 266명 중 93.2%가 ‘회복적 대화모임 과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회복적 대화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는 답변도 가해자가 94.1%, 피해자는 90.1% 수준이었다. 회복적 경찰활동을 통해 경찰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느낀 비중도 가해자가 90.6%, 피해자가 90.5% 수준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회복적 대화를 진행한 수사관 10명 중 8명 이상은 회복적 경찰 활동이 피해회복·재범방지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수사관 257명 중 ‘회복적 경찰활동이 피해회복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긍정 답변한 비율이 83.2%, ‘재범방지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에 긍정 답변한 비율은 80.5%였다. 수사관 91.0%는 추후 적절한 사건이 접수되면 회복적 대화모임에 연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경찰은 지난해 142곳이던 회복적 대화 운영 경찰서를 이날부터 178곳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20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회복적 대화 전문가 257명을 위촉한 상태다. 현재 퇴직(예정) 경찰관 52명 대상으로 관련 전문가 양성과정 진행 중으로, 이들에 대해서도 올 하반기 위촉 예정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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