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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친일’ 선거철 고질병…“이기겠다고 아무 얘기나 해선 안돼”

입력 : 2021-02-02 14:55:29 수정 : 2021-02-02 14: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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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남북정상회담 당시 USB 등 북한 원전 관련 공세
민주당, 국힘 ‘한일해저터널’ 공약 걸자 “친일 DNA” 주장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때아닌 북풍·일풍이 불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 관련 문제와 이념 잣대를 들이대면서 진보 진영을 압박하고, 여권에서는 야당을 ‘친일 DNA’라면서 공세를 펴고 있다.

 

◆원전 문제로 북풍 몰이하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USB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검토했던 ‘북한 원전 문건’을 근거로 국정조사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불법 탈원전 정책을 몰아붙이는 한편에서 핵무기를 손에 든 김정은에게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이적행위”라면서 국정조사 개최를 촉구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청와대나 산업부, 통일부에서 자세히 국민들께 설명했기 때문에 팩트로서 다 규명됐다”며 “상식적으로도 추진할 수 없었던 사업을 왜 야당에서 문제로 삼을까”라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여권에서는 야당의 공세를 ‘철지난 북풍’으로 규정했다. 선거철만 되면 도발 등 북한 관련 이슈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관행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일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를 더는 후퇴시키지 말자. 선거만 닥치면 색깔 공세를 일삼는 절망의 수렁에서 벗어나자”며 “낡은 북풍공작으로 국민을 현혹하려 하는 국민 모독을 끝내자”고 호소했다.

 

지난 1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본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관계 풀자면서 야당에 ‘친일’ 운운하는 與

 

야당발 북풍이 문제라면 여당은 잊을만하면 ‘친일’ 공세로 보수 진영을 공격한다. 민주당은 문재인정부에서 악화한 한·일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해 여론 자극용으로 쓰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부산에서 ‘한일해저터널’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자 민주당은 곧바로 “친일 DNA”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일 해저터널은 우리나라보다도 일본에 더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며 “회의에서 북풍·친일 DNA를 말했더니 참석자들이 전적으로 공감했다. 국민의힘의 나쁜 선거용 DNA를 사라지게 하는 첩경은 국민의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을 ‘한일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여론몰이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는 전국 253개 지역구 여당 후보 캠프에 ‘21대 총선 전략홍보유세 매뉴얼’이라는 대외비 자료를 배부했다. 이 자료에서 민주당은 ‘이번 선거는 한일전’이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 한·미·일 협력 등을 중시하는 보수 진영의 특성을 역이용해 ‘친일’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강창일 주일대사. 연합뉴스

여권은 한편으로 일본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어서 이같은 친일공세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왕을 ‘천황’이라고 존칭한 강창일 주일대사도 “문재인정부는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고 싶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교와 관련된 문제를 국내 선거용으로 끌어오려는 정치권의 태도를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외교의 문제는 선거에 이용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당이 선거에 이기려는 건 알겠지만 국가운영이 달려있는 외교문제를 그런식으로 얘기하는 건 곤란하다. 더군다나 여당이면 최소한 국가의 장기적 안목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하는데 이기려고 아무 얘기나 다하는 것은 안된다”라고 꼬집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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