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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등 머저리" 김여정 대남 비난 재개…새해에도 살얼음판

입력 : 2021-01-13 13:13:03 수정 : 2021-01-13 13: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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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열병식 동향을 추적한 우리 군 당국을 거친 언사로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해 새해에도 남북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여정은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 추적 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 소리를 내뱉었다"고 했다.

 

이어 "남의 집 경축 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 포착'이니, '정밀 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그 동네 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 할 특등 머저리들" 같은 조롱 섞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남의 집 경축 행사를 정밀 추적하려 군사기관을 내세우는가"라며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서 공식 지위는 물론 의전 서열에서도 뒤로 밀려난 것이 거듭 확인됐지만 정치적 위상을 유지하며 대남 총괄로서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앞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강등된 김여정은 이날 담화 제목(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을 통해 당 직책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낮아진 것이 확인됐다.

 

이날 오전 조선중앙TV 보도를 보면 김여정은 당 대회장 주석단 위치도 첫날 2열 가운데에서 세번째였다가 여덟 번째로 밀려났다.

 

그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렬에서 넷째 줄에 섰다. 이는 같은 제1부부장이었지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약진한 조용원과 비교된다.

 

김여정의 대남 담화가 다시 등장한 것은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6월 여러 차례 담화를 발표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으며 남북 통신선 단절, 연락사무소 폭파에 앞장서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언급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에 앞서 본인 명의로 발표한 첫 담화에서도 청와대를 향해 "저능한 사고", "바보", "겁먹은 개"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해 대남 비난 수위를 높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정신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고 하는 등 인신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번 담화가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남쪽 군 당국의 경계심을 저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미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고비가 더 찾아올 전망이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남쪽이 북한의 무기 개발을 '도발'로 정의하면서 한미연합훈련과 첨단무기 반입을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중적인 사고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남조선 당국이 이를 시비하려면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이 전술핵무기와 핵잠수함 등 각종 무기 개발 등을 예고했기 때문에 군 관련 동향은 계속 주목받을 것이고, 북한은 자위적 차원이라고 항변하며 대남 비난으로 응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가 수도에서 그 누구를 겨냥해 군사연습을 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날려 보내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목을 길게 빼들고 남의 집안 동정을 살피느라 노고하는가"라며 열병식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정성장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의 대남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비난한 점에 비춰볼 때 장기간 남북관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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