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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권 남용 논란’ 트럼프, 다음은 ‘셀프 사면’ 단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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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26 13:07:56 수정 : 2020-11-26 13: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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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 대선 개입 의혹' 연루 플린 전 보좌관 사면
남은 임기 2개월간 측근 등 '무더기 사면' 단행 가능성
“범죄 수사 피하려는 의도 드러내” 민주당,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사면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혀 사면권 남용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2개월 동안 자신의 측근이나 지원자, 지지자 등을 대상으로 무더기 사면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차기 정부가 자신을 기소하지 못하도록 ‘셀프 사면’을 하고, 자신의 자녀들에 대한 ‘선제 사면’을 할지 무성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후에 트럼프 대통령을 사법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플린의 완전한 사면을 발표해 영광이다”면서 “그와 가족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플린은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으로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 일찍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을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했으나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플린이 재임 22일 만에 물러났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2016년 12월 플린이 세르게이 키슬라크 당시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 등과 접촉한 사실에 관해 연방수사국(FBI) 수사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두 차례 기소했다. 플린은 당시 감형을 위해 유죄 인정을 했다가 최근에 자신이 FBI의 함정 수사에 걸려들었다며 유죄 인정을 번복했고, 미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법원에 플린에 대한 기소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에는 오랜 친구이자 비선 정치참모로 역시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로저 스톤에 대해 사실상 사면에 해당하는 감형 조치를 단행했었다. 스톤은 3년 이상의 형을 받고 연방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수감 나흘 전에 감형 조처를 함에 따라 풀려났다.

 

뮬러 특검은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측과 이를 공모했는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이 ‘조작’이라며 반격을 계속해왔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연합뉴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플린 전 보좌관 사면이 ‘사면권 남용’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범죄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도 “트럼프가 급속히 사라져 가는 자신의 정치적 유산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겼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스톤 감형에 앞서 올해 초에는 전 일리노이 주지사 라드 블라고예비치의 형을 감형하고, 버나드 케릭 전 뉴욕시 경찰국장과 정크본드 금융업자 마이클 밀켄을 사면했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종료 몇 주 사이에 자신의 조력자들을 대상으로 무더기 사면 또는 감형을 고려하고 있어 백악관에 신청자들과 대리인들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사면은 28번, 감형은 16번 단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8년간의 재임 동안에 사면 212번, 감형 1715번을 단행했으나 그 수혜자 대부분이 비폭력 범죄로 기소된 일반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 연방 정부 범죄 혐의로 자신에 대한 기소를 피하는 ‘셀프 사면’을 하거나 자신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선제 사면’을 할지 워싱턴 정가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셀프 사면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법적 논란이 일고 있으나 주 정부나 시 당국의 검찰이 그의 비즈니스와 재정 문제를 수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NYT가 전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행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 남편 자러드 쿠슈너가 아이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는 모습.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상원 공화당이 ‘조작 선거’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 행사에 직접 참여하려던 계획을 취소한 뒤 이 청문회장에 스피커로 연결된 전화로 “이번 선거는 조작됐다”면서 “우리가 선거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고 말해 여전히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우리가 쉽게 이긴 선거였고, 우리가 많이 이겼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속임수를 썼고, 이것은 부정 선거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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