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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합의’ 목표?…文정부 대일외교라인, 정무직 중심 급속 재편

입력 : 2020-11-25 06:00:00 수정 : 2020-11-25 07: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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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주일 대사 내정 관련
“박지원 방일과 연장선상” 관측

정부, 내년 도쿄올림픽 기점으로
고위급 ‘통큰 합의’ 목표 진용 구축

日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1년 만에 한반도통으로 교체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오른쪽). 연합뉴스

문재인정부의 대일 외교라인의 무게추가 여권 정무직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에 맞춰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찾아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도 한·일 관계와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1년 만에 한반도통으로 교체했다.

일본 정부는 24일 내각 회의를 열고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외무성 관방·종합외교정책국 심의관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에 임명했다. 후나코시 신임 국장은 주한 대사관 정무공사를 거쳐 한·일 안보협력,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밝다.

우리 정부는 대일 외교라인을 정치권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전날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과 관련해 이날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의 방일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도 전날 강 내정자를 발표하며 “이번에는 정통 외교관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아그레망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지명 사실부터 발표됐다. 그만큼 대일관계 개선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가 강하고,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내년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22년 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은 고위급의 ‘통 큰 합의’를 목표로 하고, 이에 맞는 진용을 짜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여기에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북한을 도쿄올림픽에 참여시키는 구상까지 더해지면서 흐름이 더 빨라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주일본국대한민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주일대사)에 한일의원연맹 명예회장인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뉴스1

특히 이번 움직임의 신호탄을 만든 박 원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강조해왔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지난 1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상 간 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내정자와 박 원장은 개인적으로도 막역한 관계다. 박 원장과 이 대표, 강 내정자 모두 민주당 다선 의원으로 국회 한일의원연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구체적인 중재안에 한·일이 합의한 적은 없지만, 이들 사이에선 강제동원 배상과 관련된 각종 중재안이 오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 내정자가 한일의원연맹 명예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지난 5월 일본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대위변제 등 제3의 방식의 가능성을 언급한 적도 있다. 다만 일본 측의 호응은 현재까지는 명확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외교당국의 움직임은 뜸하다. 지난해 외교부는 매달 한번씩 한·일 국장급협의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쳐 올해는 대면으로는 두 차례만 열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 외교당국이 이미 서로의 생각을 잘 알고, 서로가 어떤 선택지를 갖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어서 강제동원 배상과 관련해선 얘기 나눌 게 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측 담당 국장 교체로 생기는 변화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국장 교체가) 외교 정책의 어떤 방향성을 의미하기보다는 스가 정권 출범 후 그동안 총리 관저가 장악하고 있던 외교 문제를 외무성으로 다시 넘기고 있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주형 기자, 도쿄=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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