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로 등 4개 길 총 길이 1.9㎞
2018년 첫 삽 뜬지 2년만에 완공
서순라길 차도 줄여 보도 2배로
낙원상가 하부 공간엔 조명 설치
창덕궁과 종묘 일대를 아우르는 4개 길이 역사가 어우러진 걷고 싶은 길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종로구 창덕궁 앞 일대를 보행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하는 ‘창덕궁 앞 도성 한복판 주요 가로 개선공사’를 이달 말 완료한다고 23일 밝혔다. 2018년 첫 삽을 뜬 지 2년 만이다.
이번 공사는 ‘창덕궁 앞 도성 한복판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을 보행·자전거·대중교통 중심공간으로 만드는 도로공간재편사업과 연계해 추진됐다. 해당 구간은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과 종묘, 운현궁, 조선시대 ‘왕의 길’이었던 돈화문로, 악기상점의 메카인 낙원상가 등 역사·문화적 자원들이 위치해 도심의 매력과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동안 도로와 건물이 들어서고 정책적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공간적으로 단절되고 거리가 좁은 특색 없는 낙후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2015년 도시재생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하고, 2016년부터 개선공사에 착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행자가 최우선되는 공간으로 재편하는 동시에 창덕궁과 종묘, 운현궁 등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의 가치를 살리고 도시경관을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개선공사가 완료되는 4개 길은 총 1.9㎞로, △돈화문로(창덕궁∼종로3가역·800m) △서순라길(종묘 서측 담장 옆·800m) △삼일대로(낙원상가 하부·160m) 3개의 남북축과 이를 동서로 연결하는 △돈화문10길(낙원상가∼종묘·140m)이다. 우선 돈화문로는 조선시대 왕이 거둥(임금의 나들이)하던 길이자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행사의 출발지점이라는 특징을 살려 차도와 보도 사이에 턱이 없는 광장 형태로 조성했다. 향후 이곳에서 다양한 역사문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또 종로3가역 쪽에서 탁 트인 돈화문을 볼 수 있도록 가로수와 가로시설물을 정비하고 보행로 폭을 넓혔다.
서순라길은 종묘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옛길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지만 보도 단절과 불법 주정차, 적치물 등으로 걷기 불편한 거리였다. 서울시는 차량이 점령했던 차도를 확 줄여 보도 폭을 2배(1.5m→3m)로 확장하고, 보행광장(500㎡)도 조성했다.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할 예정이다. 낙원상가가 있는 삼일대로는 인사동과 종묘로 가는 시민들이 보다 편안하게 오갈 수 있도록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낙원상가 하부공간에 조명을 설치해 어두웠던 미관을 개선했다. 이밖에 돈화문로10길은 가로 간 보행연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로 폭을 축소하고, 보도 폭을 기존 2.5m에서 최대 2배로 확장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 퇴계로 도로공간 재편사업이 완료되고, 내년 초 ‘세종대로 사람숲길’까지 완성되면 사대문 안 거리가 걷기 좋은 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창덕궁 일대를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명품 거리로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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