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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북한 핵실험장 타격할 차세대 미사일 도입되나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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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21 09:00:00 수정 : 2020-11-21 14: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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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FA-50 전투기 편대가 초계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FA-50과 한국형전투기(KF-X). 1980년대 F-5 ‘제공호’ 전투기를 만들면서 시작된 국내 항공기 제작 기술의 집약체다. 

 

제한적이나마 공대공, 공대지 공격 능력을 갖춘 FA-50과 스텔스 기능이 추가된 KF-X는 전투기를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야 했던 한국 공군의 한계를 극복할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기대는 환상에 불과했다. FA-50 레이더와 엔진 성능은 우수하지만, 탑재 무장은 미사일 사거리는 30㎞를 채 넘지 못할 정도로 빈약하다. KF-X도 사거리가 100㎞ 이상인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제외하면 별다른 무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독일-스웨덴 합작사인 타우러스시스템스가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F-15K 탑재 타우러스 공대지미사일(사거리 500㎞)보다 더 멀리 날아가며, KF-X와 FA-50에 장착이 가능한 차세대 미사일을 개발중인 타우러스시스템스가 한국과의 공동개발 및 생산 의사를 밝힌 것이다.

 

개발 작업이 최종 단계에 접어든 차세대 미사일이 한국 공군에 배치되면 KF-X와 FA-50은 F-15K보다 강력한 전략적 타격력을 갖추게 된다.

타우러스 350K-2 미사일은 항공역학적 재설계 등을 통해 비행거리를 연장했다. 타우러스시스템스 제공

◆크기는 작고 사거리는 연장된 차세대 타우러스

 

타우러스 측은 세계일보에 FA-50에 차세대 미사일인 타우러스 350K-2가 장착된 모습이 담긴 시뮬레이션 그래픽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공개된 그래픽에 따르면, FA-50의 양 날개에 타우러스 350K-2가 한 발씩 장착된다. 적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2발을 양 날개 끝에 추가로 탑재한다. 이와 관련해 타우러스 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지난해 타우러스 350K-2를 FA-50과 KF-X에 장착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둔 타우러스 350K-2는 6m 두께의 강화 콘크리트를 뚫는 기존 버전과 동일한 수준의 관통력을 갖고 있으면서 사거리는 600~700㎞ 수준에 달한다. 무게는 1500파운드(680여㎏)~2000파운드(907㎏) 수준이다.

 

타우러스 측은 기존 미사일을 새롭게 개량했다. 연료통을 3개에서 2개로 줄이고, 항공역학적 측면에서 재설계를 실시했다. 미사일 날개도 변경했다. 그 결과 연료 탑재량이나 크기는 줄어들었으나 비행거리는 오히려 늘어났다.

 

덕분에 FA-50과 KF-X에 탑재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FA-50에는 타우러스 350K-2, KF-X에는 타우러스 350과 350K-2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공군 FA-50 전투기에 타우러스 350K-2 미사일 2발이 양 날개에 장착되어 있는 상상도. 타우러스시스템스 제공

기존에는 F-15K만 장거리 지상 타격력을 갖고 있어 북한 내륙 지역의 표적들을 파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타우러스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이 60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FA-50과 KF-X에서도 차세대 타우러스 미사일 운영이 가능해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FA-50 60대와 KF-X 120대가 북한 내륙 지역의 전략표적 타격에 투입된다면, 한국 공군은 지상공격 작전에서 기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유연성을 갖게 된다. 

 

지상공격이 약한 F-35A는 스텔스 성능을 바탕으로 제공권 장악에 나서고, F-15K와 FA-50, KF-X가 북한 내륙의 지상 표적 파괴 작전에 나선다면 북한군은 작전 수행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 공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고, 갱도 등 지하시설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적, 물적, 시간적 손실이 훨씬 커지는 셈이다.

 

평양, 남포, 원산, 함흥, 신의주 등 주요 도시와 신포 잠수함 기지, 풍계리 핵실험장, 영변 핵시설, 동창리 로켓발사장 등 북한 내 전략시설 대부분을 대전 일대를 포함한 중부 지역에서 정밀타격할 수 있다.

 

해외수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FA-50은 무장 탑재능력이 빈약해 F-16V나 그리펜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러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장착한다면 F-16급 소형 전투기가 F-15와 유사한 수준의 전략적 타격력을 갖춘 기체로 탈바꿈한다.

 

강대국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했으나 F-35A 같은 전략무기를 도입할 여력이 없는 개발도상국에 ‘저렴한 억제전력’을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FA-50 구매를 희망하는 국가들이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탑재를 원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FA-50에 타우러스 350K-2 장착이 현실화되면 FA-50의 추가 수출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분담금 5000억여 원을 미납하며 KF-X 개발을 ‘손절’하려는 인도네시아를 설득할 근거도 얻을 수 있다. 최대 700㎞까지 날아가는 공대지미사일을 탑재한 KF-X는 F-16, Su-27 계열 등 인도네시아 공군이 보유한 기종보다 더 강력한 공격력을 제공한다.

 

100㎞ 이상을 날아가는 미티어 공대공미사일과 스텔스 기능이 결합하면 라팔, 타이푼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어 인도네시아 외의 제3국에서도 수주 경쟁이 가능해진다.

타우러스 미사일을 탑재한 채 이륙하는 공군 F-15K 전투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개발 기간 줄이고 기술 확보도 가능

 

타우러스측은 차세대 미사일 타우러스 350K-2를 한국에서 공동으로 연구개발해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국내 기업에 제안서(RFQ)를 보낸 상태다.

 

타우러스측은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에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기체와 미사일간의 체계통합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F-15K와 타우러스 미사일의 체계통합에 걸린 시간보다 짧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와 LIG 넥스원은 국산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탐색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까지 탐색개발을 하면 2022년부터 8100억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체계개발을 마치고 200여발을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한화도 18일 개막한 방산전시회 ‘DX 코리아’에서 FA-50 탑재를 염두에 두고 터키의 솜(SOM) 미사일과 매우 유사한 중거리 공대지미사일 모형을 전시했다.

 

업계에서는 공군 전력 증강과 기술 확보 등의 측면에서 타우러스측의 제안이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공군 FA-50 전투기에 타우러스 350K-2 미사일을 장착한 상상도. 타우러스시스템스 제공

타우러스는 ADD나 국내 업체와 달리 전투기와 미사일을 체계통합한 경험이 있다. 미사일을 전투기에서 분리해 발사하고 수백㎞를 날아가 지하 벙커를 뚫는 과정을 시험해본 경험도 있다. 

 

항공무장 ‘불모지’인 한국은 미사일 시험과 체계통합 경험이 전무하다. 타우러스 측의 경험을 활용하면 시행착오를 줄여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터키의 솜 미사일 등과 달리 공군에서 운용중이라 정비나 보급 등에서 별도의 인프라가 필요치 않다. 솜 미사일은 지난해 콘크리트 지붕이 있는 벙커를 파괴하는 시험에 성공했고 터키군의 시리아 작전 과정에서 실전투입됐지만, 사거리는 타우러스보다 짧다. 

 

우리나라는 탄도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은 생산했지만, 전투기에서 쏘는 미사일을 만들어본 경험은 없다. ADD를 중심으로 국산 공대함, 공대공미사일 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생산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제조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로 전력화 지연과 신뢰성 추락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타우러스 측의 제안대로 타우러스 350K-2의 국내 생산이 현실화되면, 전투기 탑재 미사일 생산에 필요한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확보하게 된다. 생산라인 설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쉽게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한국형전투기(KF-X)는 빈약한 무장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X 탑재를 지렛대 삼아 유럽 MBDA로부터 미티어 미사일 국내 생산도 이끌어낸다면, 2030년대 국산 항공무장 연구개발 및 생산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국내 연구기관과 KAI, 에어버스가 참여했던 수리온 헬기 개발처럼 ADD와 국내업체, 타우러스 측이 공동개발에 나선다면 전력 증강과 방위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셈이다.

 

ADD측은 기술력 역량은 갖추고 있으나 개발기간 단축 등을 위해 기술을 가진 해외 업체와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의 향후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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