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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 정우 “감정 연기 중압감…‘응사’ 쓰레기 이미지요? 축복이죠”

입력 : 2020-11-19 14:23:40 수정 : 2020-11-19 14: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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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 신작…25일 개봉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이젠 연기 즐기고 싶어”
영화 ‘이웃사촌’으로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정우는 “감정 연기가 많아 중압감이 컸다”며 “사람 사이의 우정,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어디서 본 듯한 느낌에 다소 진부하다. 그런 평범한 이야기 속에 웃음과 감동이 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이웃사촌’의 힘이다. ‘7번방의 선물’(2012) 이환경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 영화는 2018년 2월 촬영을 마친 지 2년여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배우 오달수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에 휘말리면서다. 그와 함께 주연을 맡은 정우(39)의 마음고생도 심했을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와 ‘뜨거운 피’ 촬영도 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개봉을) 기다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1980년대 가택 연금된 야권 대권 주자 이의식(오달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도청팀장 유대권으로 분한다. 이의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이에 대해 정우는 “시대적·정치적 배경은 소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으며 “사람 사이의 우정,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중심인 따뜻하고 뜨거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은 게 모든 배우의 욕심이에요. 이번 작품은 감정 연기가 많아서 해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어요. 한 장면 한 장면 찍을 때마다 허들을 뛰어넘는 느낌이었죠. 도청팀장이다 보니 눈빛, 미세한 떨림, 호흡 같은 디테일한 표현이 필요한데 관객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까 많이 고민했어요. 처음엔 냉철하고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처럼 보이지만 연민이 느껴져야 하니 중간점을 찾아가는 게 숙제였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큰 힘을 주셨어요. 가슴으로 연출하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의 ‘쓰레기’로 기억한다. 이를 뛰어넘는 게 숙제가 아닐까.

영화 ‘이웃사촌’에서 도청팀장 유대권으로 분한 정우. 리틀빅픽처스 제공

“그런 생각을 안 해요. (한국 나이로) 마흔이 갓 넘었는데 정우 하면 대표작이 둘, 드라마 하나, 영화 ‘바람’ 하나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축복이죠. 연기하는 데 원동력, 밑천이 되는 귀한 작품들입니다.”

 

올해 데뷔 20년차, 이제는 연기를 즐기며 하고 싶다.

영화 ‘이웃사촌’의 유대권(정우·오른쪽)과 이의식(오달수)은 감시하고 감시받는 관계를 넘어 진정한 이웃사촌이 돼 간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어느 순간 너무 고통스럽게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에 대한 욕심을 많이 부렸던 것 같아요. 잠도 잘 안 오고 잘 먹지도 못하고 연기만 생각하면서 이기적으로 연기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좀 다른 방식으로 연기에 접근하고 싶어요. 기존의 제 방식은 투박하고 원초적이었거든요. 연기를 즐기고 싶습니다.”

그런 그가 차기작으로 택한 건 ‘이웃사촌’보다 한결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물,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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