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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오랜만입니다"…최재성 "허허허허"

입력 : 2020-11-14 09:00:00 수정 : 2020-11-13 17: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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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총선 당시 서울 송파을에서 맞붙었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 13일 열린 국회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묘한 신경전 벌여
최재성(왼쪽)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연합뉴스

지난 4월 총선 당시 서울 송파을에서 맞붙었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13일 열린 국회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비서실 등 청와대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운영위에 보임돼 이날 처음 질의에 나선 배 의원은 시작부터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폈다.

 

배 의원은 먼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이른바 '살인자 발언' 논란과 관련해 "얼마전에 살인자 발언으로 고초를 치르셨다. '과했다'고 사과했던데, 과했느냐 틀렸느냐", "대통령을 모시는, 국가의 최고 품격을 지켜야 하는 분이 길바닥의 언어 같은 날카로운 언어로 말씀하신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틀렸느냐 과했느냐"라고 추궁했다.

 

앞서 노 실장은 지난 4일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난 8·15 광화문 집회와 관련, "광화문 집회를 통해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많은데, (집회를) 옹호하는 거냐. 살인자다. 이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라고 했다가 '살인자' 표현이 논란이 되자 "과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노 비서실장은 "제가 과했다고 말씀드렸다. 광화문 집회를 통해서 사망한 사람이 12명"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광화문 집회에 모인 국민들이 살인자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라고 거듭 물었다. 노 비서실장도 "제가 국민을 대상으로 그렇게 말씀을 드리지 않았다. 자꾸 그렇게 제가 드린 말씀을 허위로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노 비서실장과 한 차례 설전을 벌인 배 의원의 다음 타깃은 최 수석이었다.

 

배 의원은 "다음은 최 수석님. 뒤에 계시니 잠시 일어서주시겠느냐"라고 한 뒤 "오랜만입니다"라고 뼈있는 인사를 건넸다. 이에 최 수석은 "허허허허"라고 소리내 웃으며 답변석 앞에 섰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6월 송파을 재선거와 지난 21대 총선에서 2차례 대결을 펼친 바 있다. 2018년 재선거 당시엔 최 수석이, 이번 총선에선 배 의원이 각각 승리했다. 최 수석은 이번 총선에서 배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준 뒤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됐다.

 

배 의원은 곧바로 "지난 10월27일 아침에 저 만나셨죠. 최 수석 덕분에 제가 기자들과 굉장히 힘들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의 새해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앞두고 최 수석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방문했을 당시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보낸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은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배 의원은 "(당시) '최재성 수석의 미스터리'라는 기사 봤느냐. 왜 그 때 아무것도 안주고 갔느냐"라고 추궁했다. 당시 최 수석은 민주당 대표실 앞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10대 질문 답변'이라는 자료를 들고 있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주 원내대표에게는 전달하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수석은 "주 원내대표의 '대통령께 드리는 10가지 질문'이라는 것이 편지로 주고받을 내용이 아니지 않느냐"며 "그래서 구두로 설명하기 위해서 갔다. 제가 갖고 간 답변서는 구두 설명을 드리기 위한 답변서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아무 설명 없이 공개적으로 자리를 깔아놨기에 그래서 제가 설명자료를 갖고 가지 않았다. 구두로 말씀을 드리는 과정이었다"고 답변했다.

 

질문 시간이 초과하자 배 의원은 운영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추가시간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배 의원은 원내대변인도 맡고 있어서 꼭 최 수석에게 질문 안 하더라도 말씀하실 기회가 많지 않느냐"라고 난색을 표하다 배 의원이 거듭 요청하자 "오늘 처음이니까 특별히"라며 추가 질문시간을 부여했다.

 

배 의원은 "당시 27일 아침에 최 수석께서 분명히 꼼꼼히 작성한 게 있다고 했는데 뜬금없이 민주당 대표실 앞에서 그 종이를 들고 나왔다"며 "저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답변을 봉투 하나 없이 종이로 들고 나온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아마 예상답변 내용이었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말씀을 정무수석이 (야당에) 전달하라고 한 것을 과연 정무적으로 판단해서 서한으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야당에게) 못 준다라는 것도 저는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최근 (대통령이) 치아도 더 손상됐다고 하던데,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분들께서 대통령의 뜻과 의중을 정확히 전달해야지, 야당과 국민들이 불통이라는 오해가 없지 않겠느냐. 그 정도는 해줘야하지 않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최 수석은 "네"라고 짧게 답변했고, 배 의원은 "최 수석이 앞으로는 대통령의 말씀을 가로채지 않길 바라겠다"고 했다. 배 의원은 "답변 안하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의 지적에 김태년 위원장은 "(최 수석이) 가로채기야 했겠느냐"라고 한마디 하기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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