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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찍기' 검찰 때리는 秋… "우리 가족" 내부 다지는 尹

입력 : 2020-10-31 09:00:00 수정 : 2020-10-31 13: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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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술접대 검사’ 실명 공개글 공유
임은정 “檢 업보… 자성 필요” 쓴소리
후배 검사 “임부장님 정치검사” 댓글
동요 속 尹은 지방 검찰청 방문 예정
‘검사 결속’ 관측에 “독려 차원” 일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검찰개혁을 비판한 평검사에 대해 ‘커밍아웃’을 했다며 공개 압박한, 이른바 ‘좌표찍기’를 한 후 검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검사들은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며 최초 글을 쓴 검사를 지지하는 댓글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추 장관에 대한 검찰의 누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커밍아웃에 동참하겠다”는 검사들의 댓글이 오후 7시 기준으로 210개 넘게 달렸다.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가 지난 28일 “추 장관의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글을 올리고, 추 장관이 이 검사 관련 의혹을 제기한 언론 기사를 SNS에 공유하면서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적은 게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추 장관의 SNS 글 게시 이후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추 장관님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어떤 것이냐”고 비판하며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이프로스에 올렸고 여기에 댓글이 이어지는 상태다.

◆“나도 커밍아웃”… 검사들 격앙

지금까지 주로 검찰 간부급들이 추 장관과 각을 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평검사들이 대거 추 장관 비판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검찰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추 장관의 대응에 따라 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검사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건너뛴 인사 결정과 총장의 수사지휘 배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개혁안 등에 쌓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이 자주 언급하는 ‘검찰개혁’ 가치가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검찰권 남용 방지를 위한 검찰개혁이 ‘검찰 길들이기’로 변질됐다는 의심이다.

 

한 검사는 “검사이기 이전에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한 사람이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 절망스럽다”며 “권력자 뜻에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자마자 권력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의 검찰을 향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법무부 인권국장 출신의 황희석 열린우리당 최고의원은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는 검사가 함께 일했던 검사들의 이름과 사진을 언급하면서 추 장관을 지원했다. 조국 전 장관도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는 검사의 실명이 거론된 글을 공유했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찰도 자성이 필요하다”고 검사들을 겨냥했다. 임 연구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의혹과 김홍영 검사 사망사건, 다스 의혹 무혐의 처분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 받고 있다.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늦게나마 이뤄지고 있는 이때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이에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이제 부장(임 연구관)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맞받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지역 검사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 지방청 방문 지속… 내부 결속용 분석도

 

내부의 동요 속에 윤 총장은 지방검찰청 방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고등검찰청을 기준으로 윤 총장이 아직 방문하지 않은 곳은 대구와 수원 정도다.

 

대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던 일정을 소화하는 것뿐”이라며 “함께 일하는 검사들을 독려하기 위한 것 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행보를 검사들과 결속 과정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첫 수사지휘권이 발동됐을 때 윤 총장은 검사장을 소집해 의견을 우회적으로 밝혔다”며 “대전에서 ‘우리 검찰 가족’이라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힘을 모아달라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사들의 반발에도 검찰 개혁의 정당성을 강조해 왔던 추 장관이 검사들을 달래는 유화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추가적인 강경 발언으로 추 장관과 검찰의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다음 자리를 생각하는 추 장관은 어떻게든 ‘검찰을 개혁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며 “검찰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자신 쪽에 집중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필재·김청윤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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