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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가발… 자연스러움은 물론 패션 소품으로 뜬다

입력 : 2020-10-27 07:00:00 수정 : 2020-10-26 2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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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의 계절’ 가을, 젊은층에도 인기
사람들 인식 많이 달라져 착용 늘어나
수영이나 운동도 무리없이 할 수 있어
헤어스타일링 등 위해 쓰는 경우 많아

카메라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여자에게 묻는다. 웃음기는 있지만 퍽 진지한 태도다.

“내가 지금 가발을 쓰고 있거든. 알았어, 몰랐어?” “와, 진짜요? 몰랐어요!” “그럼 너는 가발 쓴다는 걸 알게 된 사람이랑 소개팅할 의향이….”

얼마 전 ‘여자들이 생각하는 가발쓰는 남자’란 제목으로 올라온 유튜브 영상 일부다. 영상 속 주인공은 가발 전문업체 ‘모담’의 이태은(39) 대표. 그는 “가발이 결코 겸연쩍거나 부정적인 것이 아니란 점을 알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며 “요즘엔 사람들 인식이 많이 달라져 젊은 층도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큰 일교차가 두피와 모발의 유·수분 균형을 깨뜨려 탈모인들의 시름을 깊게 하는 계절, 가을이 왔다. 식이요법이나 약물치료, 모발이식수술 등에 더해 최근 가발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단번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 관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패션 소품이 된 가발

“절대 옛날처럼 벗겨지거나 하지 않거든요. 특히 인체용 접착제 성능이 좋아져서 이제는 가발을 쓰고 수영도, 사우나도 할 수 있어요.”

가발 전문업체 ‘모담’의 이태은 대표는 “가발 착용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감 회복”이라며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어느 업체든 찾아가 샘플 가발을 한번 착용해보라”고 조언했다. 모담 제공

이 대표의 말처럼 요즘엔 가발 퀄리티가 대단히 월등해 웬만한 운동, 심지어 수영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꼭 심한 탈모 증상이 없더라도 원하는 헤어 스타일링이나 특정 부위 커버를 위해 가발을 쓰는 경우도 많다. 일종의 패션 소품이 된 셈이다.

지난해부터 부분가발을 착용하고 있는 직장인 A(36)씨는 딱히 탈모 증상은 없지만 ‘넓은 이마’라는 콤플렉스를 커버하기 위해 가발을 쓴다고 했다. “원래부터 이마가 넓어서 고민이었거든요. 주변 얘기를 듣고 앞머리 부분에 착용했는데 저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그렇고 과거에 비해 자신감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어요.”

물론 탈모 증상이 심한 경우 모발이식수술이나 약물치료 등의 방법도 있지만 “큰 비용과 실패 위험 등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안전성이나 비용적인 측면을 중시한다면 가발 착용 쪽이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더구나 요즘 같은 선선한 날씨는 가발 쓰기에 딱 좋다. 여름철에 두피를 덮는 가발을 쓰다 보면 두피 온도와 땀 때문에 아무래도 관리가 어려워지기 마련이고, 그런 면에서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이 가발 맞추기에 좋다고 한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가발 업계에서도 이즈음을 ‘대목’으로 보고 할인 행사를 속속 열고 있다.

가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거 터부시하던 가발 착용 사실을 알리고 가발을 리뷰하는 20·30대 젊은 유튜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 업체 관계자는 “쓰던 가발을 가져오면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해보도록 하는 등의 행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써보면 분명 달라져요”

그렇다면 가발은 어떻게 고르면 될까. 우선 본인의 취향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에 보다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지나친 스타일 욕심보다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훨씬 낫다는 얘기다. “이렇게 저렇게 요구해도 가발로 할 수 있는 스타일에는 한계가 있어요. 이 분야 전문가를 전적으로 믿고 맡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요즘에는 가발만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도 여럿 등장한 만큼 이를 쭉 한번 둘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영상과 그 아래 달린 댓글을 살피다 보면 가발 착용에 대한 거부감도 한결 나아질 수 있다. 다만 자연스러움과 내구성을 동시에 얻긴 어려운 만큼 본인이 어떤 필요에 따라 가발을 쓰려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재질과 제조방법에 따라 수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어서다. 가발 만듦새가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것일수록 가격대는 아무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요즘에는 디자인만 한국에서 하고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에 주문제작을 맡기는 일이 많아진 만큼 구매자 후기와 사후지원(AS)조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가격은 같지만 퀄리티에서 눈에 보일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가발을 구매하고 착용하는 일은 분명 번거롭고 겸연쩍은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탈모로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면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하다. 이 대표는 “남자든 여자든 가발을 통해 사회생활이나 연애 등에서 자신감과 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요즘에는 어떤 업체를 가든 샘플이 잘 구비돼 있으니 고민이 된다면 가서 한 번 써보고 판단해보라”고 권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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