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피해자(서울시 직원)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44·사법연수원 34기)가 이번에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놓인 윤석열 검찰총장 응원 화환들을 두고 “서초동에 나이트(클럽)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비꼬았다.
진 부부장검사는 2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길게 줄 선 화환 행렬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뒤 “보통 마약 등을 판매하거나 안마업소, 노점상 등을 갈취해서 돈을 버는 조직폭력배들은 나이트클럽, 호텔 등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위세를 과시하는데 개업식에 분홍색, 붉은색 꽃을 많이 쓴다”고 적었다.
이어 “상대방 앞에서 ‘뻘쭘할까’ 봐 화환을 자기들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라고 했다.
진 부부장검사는 “대낮에 회칼을 들고 대치하다가 와해된 조직으로 범서방파가 있다”면서 “서초동에 신○서방파가 대검 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꽃집에서 주문한 것처럼 리본 색상과 꽃 색상, 화환 높이가 모두 같다. 단결력이 대단하다”면서 “시민들이 다니는 인도가 좁기도 한 도로이므로 신속하게 담 안으로 들여놓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했다.
2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옆에는 100여개가 넘는 화환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같은 ‘화환 응원’은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충돌했던 지난 19일 한 시민이 윤 총장을 응원한다며 대검 앞에 화환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지난 22일을 전후해 화환 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진 부부장검사는 지난 22일 오후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 총장의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던 발언을 맹비난한 바 있다.
그는 “헌법(96조) 위임에 따라 국회가 정부조직법을 제정했고, 정부조직법(32조 1항, 2항)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사무의 최고 지휘, 감독권자임을 명시하고 있다”, “검찰청은 법무부의 사무 중 검사에 관한 사무만을 담당할 수 있는 일개 하부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다(32조 3항)”고 적었다.
이어 “검찰총장을 포함한 개별검사에겐 상급자의 지시에 대한 이의 제기권한을 부여했을 뿐이지(검찰청법 7조 2항), 선출직 공직자인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고, 그 소속 공무원은 장관의 지휘, 감독을 받는다는 실질적 민주주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부부장검사는 “중앙정부기구 소속 청(廳) 수장 한 분(윤 총장을 지칭)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나는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데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윤 총장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진 부부장검사는 “장관의 지휘, 감독과 국회의 국정감사 모두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견제인데, 전자는 부인하면서 국정감사에는 출석해 답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윤 총장 응원화환에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말하면서도 뭐가 뭔지 구분을 못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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