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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문화] 월드뮤직, 새 문화를 즐겁게 익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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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23 22:37:56 수정 : 2020-10-23 22: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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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음악속에는
지역 특성 담은 문화 존재
낯선 문화 이해하기 위해선
사람들 마음의 문 열어야

월드뮤직이라는 단어가 아직은 일반 대중에게 꽤 어려운 용어로 인식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최근 수년 동안에 대면 강의를 한다든지, 라디오방송이나 기고문에서도 어지간하면 월드뮤직이라는 용어보다는 지역 음악, 세계 각지의 전통음악 등 비슷한 용어를 골라서 소개하고 있다. 아니면 아예 월드뮤직이라는 단어를 빼고, 음악으로 세계여행이라든지 음악 속에 담긴 세계의 문화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기도 한다. 음악 속에 담겨 있는 세계 각지의 역사, 지리, 기후, 언어, 관습은 조금만 마음 문을 열고 듣다 보면 분명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세계 각지의 음악 속에는 원래부터 그 지역만의 특성을 담은 문화가 존재했다. 우리는 그것을 읽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그리고 적당한 매체를 통해 월드뮤직을 재미있게 듣고 안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소개하기만 하면 된다.

황우창 음악평론가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 날 글쓴이가 지금까지 주저했던 텔레비전 녹화를 하루 종일 하던 기억이 난다. 월드뮤직에 관한 내용을 장장 일곱 시간에 걸쳐 촬영을 했는데, 그 결과물이 지난 월요일 저녁에 한 번 방송이 되었고, 다음 주 월요일 저녁에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방송을 탈 예정이다. 듣기만 하는 것과 보고 듣는 매체의 차이일까. 라디오 방송을 통해 월드뮤직 이야기를 아무리 풀어 놓아도, 단 한 번 텔레비전 교양 프로그램에서 설명하는 것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은 모양이다.

매일 밤 두 시간 동안 라디오 진행을 하며 세계 각지의 음악을 소개한들, 초저녁 교양 프로그램 한 편에 함축된 내용을 소개하는 것만큼은 아닌가 보다. 지난 월요일 방송을 본 지인들,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사람들조차 방송 잘 봤다며 연락이 오는 걸 보면, 역시 텔레비전의 위력은 대단하다. 물론 강연자보다 더 대중에게 주목을 받는 오디션 프로그램 입상자들이 초대손님으로 나온 덕도 있을 것이다. 함께 나온 네 명의 젊은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런데 이 텔레비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소개한 월드뮤직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매우 흥미롭더라는 사람들의 반응이 글쓴이가 가장 감사하는 지점이다. 그리고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지만 역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었다는 부분은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문화가 어떻게 음악에 녹아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안데스 사람들의 장례 문화와 음악에 고인을 기리는 내용이 있다는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엘 콘도르 파사’, 결코 철새가 아니라 콘도르가 상징하는 내용, 그리고 고인의 뼈로 악기를 만들어 넋을 기리는 안데스 사람들만의 방식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었다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어떤 지인은 방송 내용 중에 등장한 쿠바 이야기에서, 쿠바와 아프리카, 그리고 신대륙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이어지는지 지도를 보며 설명을 듣는 부분이 잊을 수 없다고 전화를 하기도 한다. 결국 어떤 소재로든 낯선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청자 또는 객석의 사람들이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강연자는 무조건 흥미를 유발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매체로든 유익하고 흥미로우면 사람들은 관심을 가진다는 사실까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제 다음 주 월요일 저녁이면 월드뮤직에 관한 이야기가 한 번 더 등장할 것이다. 지난주에는 세계 각지의 음악이 어떤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면, 2회에서는 그리스,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그들만의 문화를 음악에 녹여낸 실례를 들으며 설명할 예정이다. 문화를 경험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곳으로 날아가 현지에서 체험하는 일이다. 음악을 통해 문화를 읽는 일은 코로나 시대에서 거의 불가능한 일로만 여겼던 새로운 문화 체험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새로운 제안이기도 하다. 매체는 관계없다. 보다 효율적이면 된다. 그것이 글이든 인터넷이든, 사회관계망서비스이든, 라디오든 텔레비전이든. 중요한 건 월드뮤직과 그 속에 담긴 문화를 궁금해하고 그걸 받아들이려는 대중의 자세다.

 

황우창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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