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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 일궈낸 한국 인프라 성공 DNA 해외로 수출

입력 : 2020-10-23 06:00:00 수정 : 2020-10-23 00: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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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인프라에서 미래 첨단산업까지
아세안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돌파구로
사회간접자본 투자 대폭 늘려 ‘황금기’
건설사 해외수주액 톱10 중 4곳 아세안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 조성 중인 스타레이크시티 사업 현장의 모습. 대우건설 제공

미·중 무역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인프라 시장은 황금기를 맞고 있다. 풍부한 인구와 자원을 바탕으로 철도, 도로, 통신, 발전시설 등의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세안 국가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돌파구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어서다.

22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의 경험을 내세워 아세안 인프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신남방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는 민간협력사업(PPP)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한국전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을 통한 직접 진출로 민간 기업을 보조하며 시너지를 이루고 있다.

◆도로, 철도, 발전소에 신도시까지 ‘건설 한류’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계약은 건수로 435건, 금액으로는 187억5477만달러 규모다. 수주금액이 가장 많은 상위 10개국 중 아세안 국가가 4곳(방글라데시·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을 차지했다. 중동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는 셈이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삼성물산이 올 초 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다카 지역의 국제공항 확장공사를 수주했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방글라데시의 최대 규모(3조원) 국책사업인 파드마 대교의 시공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파드마 대교 완공 이후 10년간 유지·관리 사업과 관련한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이 9000억여원 규모의 석탄발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은 하노이와 호찌민의 메트로 공사와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하노이 인근에 여의도 면적 3분의 2에 해당하는 186만3000㎡ 규모 신도시 ‘스타레이크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그밖에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의 철도 프로젝트, 캄보디아의 병원 건물 공사 등에서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실적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프로젝트 발주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동남아시아는 중동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측면이 있다”며 “내년부터는 세계 각국의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건설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여 해외 수주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 한국형 스마트시티로 노하우 전수

글로벌 인프라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전파하는 차원에서 ‘K-시티 네트워크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국제 공모를 거쳐 12건의 사업을 선정했는데, 국가별로 보면 신남방 지역 6개국이 포함됐다. 도시마다 요구사항에는 차이가 있지만, 신도시나 산업단지 개발의 로드맵을 짜는 것에서부터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교통, 에너지, 방재·보안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종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포함된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의 인프라 성공 DNA를 해외로 수출하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시간에 산업화·민주화를 달성하고,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도 손꼽히는 성공 사례”라며 “국제공모에 23개국 80건의 신청이 몰릴 정도로 한국형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다른 기관과 공유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한국형 스마트시티 수출 기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인프라 수출 성과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업무협약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의 세종시 행정수도 건설 경험과 기술을 인니 정부에 공유하기로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인니 수도이전 협력팀을 꾸려 부지 선정, 교통대책, 예산, 법률 정비 등 다양한 문의사항에 대응하고 있다. 내년에는 인니 공무원 초청 연수도 실시할 계획이다.

공기업도 아세안 인프라 시장에 꾸준히 진출하며 한국의 노하우를 각국에 전수하고 있다. LH(토지주택공사)는 지난 4월 미얀마 건설부와 설립한 합작 법인을 통해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양국 경제협력 산업단지 설계에 착수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1단계 공사 입찰에 들어갔다. LH는 베트남 흥옌성에서도 산단 조성 개발계획을 승인 받고, 내년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베트남 흥옌성 산업도시 내에 조성될 예정인 한-베트남 경제협력 산업단지의 조감도. LH제공

◆주목해야 할 아세안 스타트업

아세안에서는 인프라와 함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아세안에는 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이 모두 11곳 탄생했다. 이 중 5곳이 역내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4곳이 역내 금융과 기술의 허브인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특히 기업 가치 100억달러를 넘는 데카콘으로 성장한 싱가포르의 그랩(Grab)과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은 세계적인 수준의 모바일 생활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성장세는 주춤하지만, 아세안 스타트업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로 재직했던 방정환 와이팀스 파트너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자연스럽게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 아세안 스타트 업계 전반이 오히려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온라인 게임, 에듀테크 등 비대면 분야의 관심이 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와 기업도 아세안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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