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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유기체처럼 변하고 진화하기 때문이다. 가격 하나만 봐도 그렇다. 수요와 공급, 통화량, 성장률, 국제수지, 인구, 원자재 가격, 인건비, 땅값, 교통기반…. 수없이 많은 요소가 어우러져 집값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 흐름을 잘못 읽으면? 큰 손해를 본다. 그 때문일까, 이런 부동산 격언이 있다. “함부로 집을 팔지 말라.”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할 성싶다. “함부로 집을 사지 말라.”

이런 일이 있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경제학 박사는 2000년대 초에 집을 팔았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난다”면서. 당시 경제 화두는 ‘고성장 시대의 종언’이었다. 해외 근무를 떠나는 한 경제관료도 집을 처분했다. 어찌 됐을까. 노무현정부 때인 2005년과 2007년 집값은 폭등했다. 아는 게 병이었을까.

집값 폭락을 설파한 자칭 부동산전문가도 있었다. 주택 공급률과 인구구조를 비교하면서 TV 토론 등 가는 곳마다 “집값은 폭락한다”고 외쳤다. 무슨 선지자나 된 것처럼. 결과는? 그의 말을 믿고 집을 팔아치운 수많은 사람은 큰 손해를 봤다. 그에 대한 원망은 아직도 들끓는다.

부동산시장에 화제의 인물이 또 생겨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자신이 주도한 임대차 3법에 발목 잡혀 의왕의 집은 팔지도 못하고 ‘전세 난민’이 될 처지에 놓였다. 그에게 아파트를 싸게 전세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보유자’라며 “24시간 부동산 경제 고민 해결에만 온 힘을 쏟아부으셔도 힘드신 분께 당분간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홍 부총리님께서… 매일 조롱거리 기사에, 인터넷 카페·단톡방에서 ‘동네 바보형’ 취급받는 현실에 심한 통탄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

함부로 내뱉은 말과 함부로 추진한 정책은 많은 사람을 고통의 바다로 밀어넣는다. 동네 바보형. 그 말은 오히려 애교스러운 표현이다. 뛰는 집값, 전셋값에 자신을 “바보”라고 자탄하는 사람이 한둘일까. 원망은 얼마나 큰 산을 이룰까.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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