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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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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21 23:15:54 수정 : 2020-10-22 00: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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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오염수 처리안 5가지
해양 방류 가장 저렴하고 위험
주변국·미래세대도 피폭 영향
韓, 지금부터라도 강력 조치를

일본은 결국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것 같다. 예견되었던 일이다. 그들이 착착 준비해오는 동안 우리는 대책 없이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2018년부터 스멀스멀 방류 가능성을 띄웠고, 나름의 당위성을 쌓기 위해 안전성을 나열한 보고서도 만들고, 내부적 절차를 착실히 밟고, 국제원자력기구와 주변국들을 우호세력으로 포섭하였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일본이 대외적인 목소리를 낼 때 그에 발맞춰 이벤트성 대응을 하며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다른 주변국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국제적 공감대와 여론를 열심히 만들고, 가장 큰 반대세력인 일본 본토의 단체들과도 연대하고, 안전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라는 요구를 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쪽의 촉구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미 많이 늦은 것 같다. 27일 일본 정부 내각회의는 최종 결정을 한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이후 가동을 멈췄지만 계속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하루 평균 170톤의 냉각수를 들이부어야 하고 그만큼의 오염수가 발생한다. 일본은 왜 바다에 오염수를 흘려보내려고 하는가?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안은 대략 다섯 가지 정도가 있다고 한다. 지하에 보관해 방사능이 반감된 100년 후 배출하는 방안, 콘크리트와 섞어 고체화해 지하에 묻는 방안, 수소화해 방출하는 방안, 수증기로 배출하는 방안, 희석 후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드는 비용을 추정했을 때, 순서대로 5200억엔, 2533억엔, 1000억엔, 349억엔, 34억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가장 비싼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 가장 위험한 것은 제일 저렴한 방식인 해양 방류이다. 그동안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저장탱크에 보관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그러나 더 이상 가용 가능한 땅이 없다는 핑계로 일본 정부는 주변국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가장 저렴한 방식으로 전환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가용 가능한 땅이 없을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일본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것은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집단이 일본 시민들이라는 점이다. 어민들과 후쿠시마를 비롯해 지자체 차원의 반대운동이 이어지고 있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인식 중 50% 정도가 이에 우호적이지 않다.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오염수가 방류되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길래 이들은 정부의 ‘경제적’인 선택을 반대할까? 78% 이상이 방출 기준을 넘는 방사성물질을 함유한 110만톤의 오염수가 바다에 흘러들었을 때 바닷물과 해양 생태계는 피폭되고 바다생물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우리 역시 그 영향을 받는다. 또한 피폭된 바닷물이 비가 되어 토양이 또 피폭되고 거기서 자란 식물은 또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축적된 방사능물질은 암, 백혈병의 원인이 되고 기형아 출산 등 소중한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 급감으로 어민들의 삶이 퍽퍽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타국에서는 농수산물 수입을 꺼릴 것이고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과거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비추어 봤을 때 방사성물질이 우리 동해에 유입되는 것은 1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방류 후 1년 내에 가장 인접국인 우리나라도 이러한 위험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자국의 경제적 판단 및 원전 사고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자국민과 주변국들,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쟁점을 고도화하며 다방면으로 위험을 축소하고 주변국은 이에 개입할 수 없다는 논리를 세웠고, 불투명한 정보로 안전성 판단을 퉁친다. 우리는 그들이 세운 논리에 갇혀 헷갈리기 전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다. 우리에게 치명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일을 왜 그들이 자체 판단하는가? 그러한 결정을 우리가 왜 받아들여야 하는가? 방류 결정 이후 실제 방류가 이루어지기까지는 2년이 걸린다고 한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말한 바대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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