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거짓 바이러스’가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기승을 부리는 세상이다. 지난해 사기·무고·위증 등 3대 거짓말 범죄로 처벌받은 사람만 하루 평균 1306명에 달한다. 6년 전보다 60% 증가한 수치다. 어떤 여성은 죽은 남편을 살아 있는 것처럼 연금 당국을 속였다. 군인연금을 타기 위해서라고 한다. 25년 동안 그렇게 챙긴 돈이 자그마치 3억5000만원이다.

더 심각한 것이 사회지도층의 거짓말이다. 대통령에서부터 장관,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권력층이 연루된 라임·옵티머스 사건의 내부 문건을 ‘허위’라고 코웃음쳤던 추미애 법무장관은 이제 와서 수사 부진을 윤석열 검찰총장 탓으로 돌린다. 아들 ‘황제 휴가’ 의혹을 놓고 27번 거짓말을 늘어놓은 그의 무치(無恥) 시리즈 2막이다. 전임 조국 장관의 행태 역시 가관이다. 그는 검찰 조사 때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겠다”고 했으나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법정에서 303번이나 묵비권을 행사했다.

거짓이 춤추는 나라가 과연 존립할 수 있을까? 공자의 대답은 “아니요”였다. 제자가 “나라를 세우는 요소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신뢰를 으뜸으로 꼽았다. 경제와 국방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믿음이라고 역설했다. 믿음이 무너지면 백성이 모래알처럼 흩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온 말이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신뢰의 신(信)은 사람(人)과 말(言)로 이뤄져 있다. 사람이 자신의 말을 지키는 것이 곧 신뢰라는 뜻이다. 이런 신뢰를 목숨처럼 중히 여긴 분이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망국의 원인이 거짓에 있다고 생각한 도산은 늘 이렇게 외쳤다. “거짓말을 많이 하고 망하지 않은 국민이 어디 있으며, 거짓으로 부흥한 국민은 어디 있소? 우리 민족이 거짓에서 벗어나는 날이 곧 쇠망의 비운에서 벗어나는 날이요, 우리가 외국인에게 신뢰받는 날이 창성하는 날이 될 것이오.” 도산이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고 그토록 당부했지만 오늘의 위정자들은 거짓으로 국가를 사지로 내몬다. 어찌 나라가 존립하기를 바라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나라다운 나라’가 이것인가.

배연국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