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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전 北과 접촉 없다”는 美 상대 설득 나서나

입력 : 2020-10-18 15:59:23 수정 : 2020-10-18 15: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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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안보보좌관 11월 중 방한” 발표
11월 3일이 대선 선거일인데…실효성 여부 주목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왼쪽)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백악관 출입문 앞에서 찍은 사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트위터 캡처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음 달 방한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오는 11월 3일이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시기에 이뤄지는 이례적 방문이라고 하겠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에 져 낙선한다면 의미있는 방한이 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오브라이언 “도쿄올림픽이 미·북 접촉 계기 될 수도”

 

청와대는 18일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내달 방한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기회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방한을 요청했고, ‘11월에 방한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한 서 안보실장은 전날(17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편안하게 다녀왔다”고만 밝히고 구체적 방문 성과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강 대변인은 “서 실장의 이번 방미는 강력한 한·미동맹 관계를 쌍방이 재확인했다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원론적 취지의 언급만 내놓았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상대로 ‘미국과 북한의 외교적 접촉 시기를 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취지의 설득을 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애스펀 연구소 화상 대담에서 북·미 협상과 관련해 내년 도쿄올림픽을 거론하며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화합의 장인 올림픽이 북·미 간 정치적 돌파구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것처럼 말이다. 다만 도쿄올림픽은 내년 여름으로 예정돼 있다. 올해 안에는, 또 내년 봄에도 미국과 북한이 접촉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트럼프 낙선 뒤 방한 이뤄지면 실효성 있나’ 의구심

 

우리 정부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상대로 이처럼 북·미 대화가 늦어지는 것은 한반도 정세 완화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와 태풍 피해 복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으로 북한 김정은 체제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하루라도 빨리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북한 주민들이 겪는 식량난 등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방한 시기다. 이날 청와대는 ‘11월 중’이라고만 언급하고 구체적 날짜는 못박지 않았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가 대선 직전 외유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결국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한국에 오는 시점은 대선 이후가 될 공산이 큰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면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큰 차이로 뒤지는 상황에서 그의 방한이 과연 실효성 있는 행사가 될 것인지 의문이란 시선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한다면 기존 미 행정부의 북한 및 한반도 정책은 백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 대 정상끼리 만나 핵심 쟁점을 결정하는 ‘톱다운’ 방식의 외교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수혁 주미 대사 역시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지금과 같은 ‘톱다운’ 외교 형태가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판문점에서 ‘깜짝’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서도 “독재자를 옹호하고 정당화해준 것”이라고 혹독한 비판을 가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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