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꾸미지 않은 순수 시어의 다독임… 마음이 금세 맑아진다

입력 : 2020-10-17 03:00:00 수정 : 2020-10-16 18:44: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천보숙/문이당/1만1000원

일상 속에 피는 꽃/천보숙/문이당/1만1000원

 

교사 시인 천보숙의 신작 시집이다. 30년이 넘게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다보니 그만큼 그의 시는 동심처럼 맑고도 착하다. 삶을 살아가면서 지나치거나 예사롭게 보아 넘길 수 있는 것들이 많으나 그의 눈에선 다 몽글몽글 시심으로 피어난다. 하찮은 돌멩이 하나도 이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시를 통해 조곤조곤 일러준다. 마치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처럼.

꾸미지 않은 순수한 시어이기에 그의 진심어린 다독임은 삶에 찌든 우리에게 조용한 위안을 준다.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꽃. 자기만의 색깔로 당당히 핀 꽃이 바로 여기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이 시집이 나와 더욱 반갑다고 한 동료 시인의 말에 쉽사리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가 말했다. “어렵다고 어디 꽃이 제 필 시기를 놓치던가.”

“봄 냉이 캐놓았으니 가져가라는 엄마 전화/ 코로나 때문에 못 간다 했더니 대문에 걸어놓으시겠다 한다/ 대문에 걸려 있는 엄마 마음/저만치 멀리 떨어져서 손 흔드는 엄마의 모습.” ‘코로나포비아2’ 중에서

천보숙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우리네 일상이다. 코로나와 같은 병란 탓에 일상의 혼란이 가중될수록 개인의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으며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기교나 치장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솔직담백하고 단아하게 위안과 위로를 주는 시들이다. 제각기 맡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것인지 깨닫게 해준다. 천 시인은 어쩌면 이런 것들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희망은 더 빛나기 마련이라고. 그 아름다운 꽃들이 이 시집 곳곳에 어여쁘게 피어 있다.

‘괜찮아 상처도 꽃이야’로 낯익은 이정하 시인은 추천사에 “(그의) 시를 읽다 보면 마음이 금세 맑아진다. 꾸미지 않은 순수한 시어이기에 그의 진심 어린 다독임은 삶에 찌든 우리에게 소중한 위안을 준다”고 썼다.

 

박태해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