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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임진왜란 당시 ‘귀무덤’ 만행 사죄해야”

입력 : 2020-10-13 20:18:48 수정 : 2020-10-13 20: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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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키 나오토 前 주레바논 대사
日 단체 첫 귀무덤 진혼제 개최
교토 등 5곳에… 조선인 ‘한’ 묻혀
아마키 나오토(天木直人)

“과거사에 대해 사죄해도 일본의 누군가는 부정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과거사 문제에) 정식으로 사죄해야 합니다.”

일본 교토평화의 회(교토에서 세계로 평화를 넓히는 회) 사무국장인 아마키 나오토(天木直人·73) 전 레바논 주재 일본 대사가 12일 강조했다. 일본의 비정부기구(NGO)인 교토평화의 회는 오는 23일 교토의 귀무덤(耳塚·미미즈카)에서 희생자 진혼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귀무덤은 임진왜란·정유재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으로 왜군이 조선인의 귀나 코를 전리품으로 베어와 묻어놓은 곳이다. 현재 교토를 비롯해 일본 전역 5곳에서 확인됐다. 그중 규모가 가장 큰 교토 귀무덤에는 12만6000여명의 귀나 코가 묻혀 있다.

교토 귀무덤 위령제는 한국인과 한국 관련 민간단체 중심으로 열려왔다. 일본 단체 주최로 거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23일 남북 관계자와 민단(재일대한민국민단), 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회) 측을 초청한 상태다.

아마키 전 대사는 진혼식에 대해 “(일본의 만행에 대해) 내가 확실히 사과하려고 한다”면서 “과거사에 사죄해도 누군가는 부정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정식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후 아시아·아프리카 각국이 독립한 뒤에도 원래 종주국들이 정치적, 군사적으로 지배를 해왔으나 앞으로 차별 반대와 식민주의 반대가 역사적 흐름이 될 것”이라며 “올바른 인식 위에서 공존하자는 것이 (세계사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키 전 대사는 “일·한 관계는 물론이고 일·북 관계, 남북 관계가 좋아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역사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마키 전 대사는 최근 ‘기린(평화 시대를 상징하는 상상 속 동물)이여’라는 제목의 귀무덤 관련 일본어 서적을 출판하기도 했다. 외교평론가로도 활동 중인 아마키 전 대사는1969년 외무성 입성 후 주말레이시아 공사, 주호주 공사, 주미국 디트로이트 총영사를 역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 주레바논 대사로 재임하면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전문을 외무상에게 보냈다가 권고사직당했다. 평화 헌법을 지킨다는 취지의 신당헌법9조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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