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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마사지 빌미로 43억원 가로챈 '기업형' 피싱조직 검거

입력 : 2020-09-22 10:04:14 수정 : 2020-09-22 1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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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출신 등 32명 검거·10명 구속…피싱 사이트 35개 운영
광고·실행·자금관리 등 10여개 팀 세분화…12억여원 추징보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제공]

중국에 기반을 두고 기업처럼 세분된 조직을 운영하며 출장마사지 선입금을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받아 가로챈 피싱 사기 조직원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 위반 혐의로 32명을 검거해 이 중 간부급 A(40)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출장 마사지 피싱 사이트를 운영하며 총 310명으로부터 약 43억원의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출장마사지 피싱 사이트 35개를 운영하며 선입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연락을 끊는 수법을 썼다

피해자가 사이트를 보고 전화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면 먼저 10만원의 예약금을 입금받았다. 이후 마사지사의 안전 보장 보증금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입금자 이름이 틀렸다", "절차가 잘못됐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추가 금액을 요구했다. 이후에는 "지금까지 입금한 순서대로 다시 입금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 조직이 사용한 매뉴얼에는 절차별로 요구할 금액도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었다.

피해자들은 환불해 주겠다는 범인의 말에 속거나, 이미 입금한 돈이 아까워 요구하는 돈을 계속 입금했다. 술에 취해 홀린 듯 요구한 돈을 입금한 피해자도 많았다. 한 피해자는 무려 150여회에 걸쳐 9천500만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사이트 광고부터 범행 실행 자금 세탁과 분배까지, 이들 조직은 그룹과 팀으로 역할 분담을 세분화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광고팀은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받고 검색 사이트에 유료 키워드 광고를 등록해 출장 마사지 피싱 사이트가 검색 결과 위쪽에 노출되게 했다.

피해자가 마사지를 받겠다고 접근하면 실행팀이 나섰다. 실행팀도 역할과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3개 그룹 십여개의 팀으로 나뉘었다.

실행팀이 가로챈 돈은 자금관리팀이 대포 계좌와 중국 환전상을 통해 세탁했다.

조직을 운영한 A씨 등 간부들은 기존에 활동하던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 수익금 중 차량, 차명 부동산 및 현금 12억5천667만원을 추징보전 신청했다.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몰수 대상 물건·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했을 때 내리는 처분이다. 추징보전 명령이 내려지면 당국은 해당 물건·금액에 해당하는 액수를 징수한다. 피의자는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

올해 9월 10일부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경기북부경찰은 시행 당일인 지난 10일 의정부지법으로부터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출장마사지 뿐만 아니라 물품 거래에도 입금자명이 틀렸다며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사기 범죄가 많다"며 "추가 입금을 하지 말고 바로 수사 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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