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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의역사유적탐방]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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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9-18 22:01:20 수정 : 2020-09-18 2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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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북 영덕에 문을 연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지난 9월 15일은 6·25전쟁에서 가장 큰 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북한군의 기습적인 남침에 3일 만에 서울을 점령당하고, 후퇴를 거듭하던 한국군은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가 지휘한 인천상륙작전으로 9월 28일 서울을 다시 수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현재의 동해안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에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동해안에서도 상륙작전을 전개하여, 북한군을 교란하고 전력을 분산시키는 작전을 선택했다. 동해안에서 상륙작전 지역으로 선정된 곳이 바로 장사리였다. 장사리에는 원래 미군이 가기로 되었다가, 경상도 지역의 학도의용군을 주로 모집하여 이곳으로 가게 하였다. 대부분 16세에서 19세까지의 어린 병사들이었다. 문산호에 탑승한 학도의용군들은 태풍까지 겹쳐 배가 좌초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장사리에 상륙하여 북한군과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 뒤늦게 구조선이 도착했지만, 북한군의 포격 속에 다수의 병사가 희생되었고, 그나마 구조선도 빨리 떠나면서 상당수는 포로로 잡혀가게 되었다.

그러나 6일간의 전투에서 7번 국도를 봉쇄하여 북한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북한군의 주력 부대를 동해안으로 유인하여 궁극적으로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런 점에서 장사상륙작전이 6·25전쟁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문산호는 좌초되어 현재 바닷속에 있지만, 당시의 상륙선을 재현하여 전승기념관을 조성하여, 기념관에서 바다를 조망하면서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2019년 장사리의 극적인 전투상황을 영화로 만든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이 제작되고 2020년 본 기념관이 개관하면서, 이제 많은 이들이 장사리 전투와 조국을 위해 분전한 학도의용군들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주에 필자는 태풍이 휩쓸고 간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을 찾았다. 인천상륙작전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어린 병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거닐었던 바닷가에는 그날의 함성이 들려오는 듯했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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