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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만으로 소로 인생 이야기 못한다”

입력 : 2020-09-19 02:00:00 수정 : 2020-09-18 18: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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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대소 월스 / 김한영 / 돌베개 / 48000원

헨리 데이비드 소로 / 로라 대소 월스 / 김한영 / 돌베개 / 48000원

 

‘월든’을 쓴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생애와 그 시대 전반을 다룬 평전이다. 고향인 콩코드 변두리에 있는 작은 숲에서 ‘뜻을 품고’ 살고자 한 소로의 시도는 1854년 ‘월든’이 세상에 나온 후로 독립적인 사람들과 삶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시금석이 돼 왔다.

그러나 45년의 생애 가운데 소로가 월든에 머문 기간은 공식적으로 2년 2개월 2일에 불과하다. 저자는 ‘월든’만으로 소로의 인생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 “소로는 어느 책 하나에 온전히 담길 수 없을 정도로 공상적이고 장난기 넘치고 다재다능하고 다면적인 사람이었다”고 설명한다.

책은 소로를 단순한 자연주의자로 묘사하지 않는다. 생태와 환경에 관한 그의 연구는 현재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세밀하고 정교했다. 저자는 이를 치밀하게 추적한다. 소로는 생태학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에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의 체계를 만든 생태과학의 개척자이며, 다윈의 ‘종의 기원’을 최초로 읽은 미국인 자연과학자다. 소로는 자연과학을 깊이 연구할수록 이성만으로는 알 수 없는 ‘야생’을 더욱 갈구하게 되었고, 자연에 숨어 있는 ‘관계들의 묶음’을 이해하고자 노력한 끝에 생태학이 출현하기 훨씬 전에 그 분야를 개척했다.

소로는 자연을 관찰하면서 꽃이 언제 피는지, 월든 호수의 얼음이 몇 월 며칠에 녹는지, 언제 단풍이 드는지, 눈이 며칠에 몇 인치 내렸는지를 일지에 세세히 기록했다. 저자에 따르면 소로는 ‘말’이 실제로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다. 자연과 인간의 마음을 심오하고 아름다운 시처럼 묘사했으며 자신의 삶 자체로 확장된 형태의 저술, 즉 살아 숨 쉬는 열린 책을 완성해내고자 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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