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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통금 풀려” 영업준비 분주…“다시 확산될라” 조마조마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9-14 18:27:09 수정 : 2020-09-14 22: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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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 첫날 표정
카페 카공족·헬스장 운동족 몰려
“추석 대이동 앞두고 시기상조”
전문가 “정부 통신비 지원보다
소상공인 칸막이 보급 더 필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된 14일,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시민들이 좌석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다. 하상윤 기자

“전처럼 영업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설레서 잠을 설쳤어요.”

경기 안산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27)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14일 오전 일찍부터 영업 준비에 나섰다. 영업시간은 오후 6시지만 재개업하는 마음으로 식당 청소와 영업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최근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매출이 급감하자 폐업까지 고민했다. 임대료는커녕 인건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

김씨는 “영업을 할 수 없어 그동안 충분히 쉬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장사하려고 한다”고 다짐을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했던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 카페 등은 매장 내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운영이 중단됐던 중소형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실내체육시설도 다시 문을 열었고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했던 음식점도 시간제한 없이 영업이 가능해졌다.

이날 서울 도심 카페는 하나둘 손님들의 발길이 늘어나는 모습이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보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다만 매장 내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절반가량 뺐고 이용객들은 서로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대각선으로 앉았다.

이날부터 다시 문을 연 실내체육시설에는 그간 집 안에만 머물러야 했던 사람들이 몰렸다.

송파구의 한 헬스장에는 오전부터 20여명이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 헬스장 관계자는 “그간 운동을 못 해 답답했던 회원들이 많았는지 이른 시간부터 많이들 헬스장에 나와 주셨다”며 “최대한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2단계 거리두기에서도 영업이 중단됐던 PC방은 이날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되면서 영업을 재개했다. 다만 미성년자 출입과 음식 섭취는 당분간 금지된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PC방은 120석이 넘는 좌석 가운데 100석 이상이 텅 비어 있었다.

14일 서울 성동구 한 PC방에서 이용객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점주 임모(41)씨는 “두 달 사이에 운영하던 PC방 4개를 접었다”고 한숨 쉬었다.

소상공인들이 일부 영업제한 조치가 완화한 데 대해 반가움 마음을 드러낸 것과 달리, 시민들은 거리두기 완화에 거리로 나서거나 매장을 찾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방역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엇갈린 감정을 드러냈다. 이번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나온다. 확진자가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추석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또다시 감염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도권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자영업자들의 처지도 이해는 되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2단계는 너무 성급한 게 아닌가”, “확진자가 계속 100명을 넘는데 지금 완화하면 추석 이후에 또다시 늘어날까 걱정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14일 서울 송파구의 한 학원에서 관계자들이 책상과 의자를 청소 및 소독하는 등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지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정해진 기준대로라면 지난 8월 이후 3단계가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리두기의 단계별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단계의 조정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완화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2단계에 맞는 방역수칙이라도 철저히 지켜야 더 위험한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호흡기내과)도 “국민 개개인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정부도 막연한 방역지침을 내리기보다 업종별로 구체적인 행동수칙을 정하고, 통신비 지원 같은 정책보다 소상공인에게 칸막이를 보급하는 등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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