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필리핀 "중국이 해군 함정 공격하면 미국 부를 것” 경고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0-08-27 10:10:41 수정 : 2020-08-27 10:10:3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남중국해 둘러싼 갈등 심해져… 필리핀 내 중국 비판 여론 고조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필리핀 외교부 장관이 “만약 중국이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미국과의 방위 협정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친중 정책을 펼치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정부에서 필리핀 정부가 미 정부에 공개 지원을 요청한 첫 사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집권이후 친중 정책을 계속 이어오고 있지만 최근 들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필리핀 내에서 중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테오도로 록신 주니어(Teodoro Locsin Jr) 필리핀 외교 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 방송 토크쇼에 출연해 “중국이 불법도발이라며 우리 군용기의 남중국해 상공 순찰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항공 순찰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록신 장관은 이어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승소 판결을 거론하며 “2016년 PCA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유권 주장을 대부분 부인했다. 중국은 이미 중재권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또 “만약 일시적인 침공이나 압박을 넘어선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것이 또 필리핀 해군 함정에 대한 공격이라면 나는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2012년 남중국해 내 스카버러암초가 중국과의 분쟁 지역으로 떠오르자, PCA에 제소했고, 2016년 7월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남중국해 90% 이상을 자국 영토로 주장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이후 미국과 거리를 두고 친중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남중국해 원유 공동탐사에 합의했고, 두데르테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남중국해를 포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 군부에는 남중국해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하지 말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남중국해 논란이 계속 커지면서 중국을 겨냥한 필리핀의 태도가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이번 록신 장관의 발언을 촉발시킨 것은 필리핀 어선의 어업 장비를 중국이 무단으로 몰수한 사건과 관련이 깊다. 필리핀 외교부는 최근 스카버러암초 인근에서 조업하던 필리핀 어선의 어업 장비를 중국이 불법 몰수한 것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 57번째 항의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오히려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순찰은 정당한 것이며, 필리핀 항공기의 항공 순찰은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필리핀 정부에 비판을 가했다. 록신 장관은 “내 조국의 주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어떤 수단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는 최악의 상황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