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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중 참변… 춘천시 30대 공무원 ‘가족 품으로’

입력 : 2020-08-10 11:22:30 수정 : 2020-08-13 16: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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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댐 선박 전복사고 실종 후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
10일 강원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북한강 변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 중 실종자를 발견해 수습하고 있다. 춘천시청 주무관 이모(32)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부인이 아이를 낳은지 얼마 안 돼 출산휴가 중이던 30대 공무원이 강원도 춘천 의암호 인공수초섬 고정을 위한 결박작업에 나섰다가 선박이 전복되는 바람에 결국 숨졌다. 지난 6일 사고 발생 이후 실종 상태로 있다가 나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집중호우에 댐까지 수문을 열고 방류해 수중작업을 하기가 매우 위험한 환경이었음에도 출산휴가 중인 공무원이 작업에 동원된 원인은 앞으로 수사기관 등이 규명해야 할 몫이다.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선박 전복사고로 실종된 5명 중 춘천시청 주무관이 사고 4일 만인 10일 오전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북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실종자 5명 중 3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기간제 근로자 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북한강변에서 30대 남성의 시신 1구가 발견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한 결과 춘천시청 주무관 이모(32)씨로 밝혀졌다.

 

지난 6일 오전 11시 34분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됐다. 이 주무관은 약 50일 전에 부인이 아이를 낳아 출산휴가 중이었다. 그런데 어딘가로부터 연락을 받고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에 투입됐다. 그는 춘천시청 환경감시선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했는데, 당시 같은 배에 있었던 기간제 근로자 A(57)씨와 B(57)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강원 춘천시 의암댐이 수문을 열고 방류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인, 그리고 이제 막 태어난 아이 등과 함께 단출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30대 공무원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애통함이 크다. 이들은 “당시 의암댐은 상부댐 방류 등 영향으로 유속이 빨라 선박을 띄우거나 수초섬 관련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춘천시의 안전불감증을 질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춘천시는 “담당 공무원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알고 현장에 나갔는지 등 여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아직 파악 중”이란 입장이다. 앞서 사고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도 “수초섬이 그냥 떠내려가게 놔둘 일이지 왜 수중작업을 했느냐”고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결국 위험한 환경 속에서 무리한 수중작업이 이뤄지고 거기에 출산휴가 중인 30대 공무원이 투입됐다가 목숨을 잃은 사고의 원인은 경찰 수사 등을 통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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