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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박 시장은 열정만큼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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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13 09:40:24 수정 : 2020-07-13 09: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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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서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고 박 시장 공동 장례위원장인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 시장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통해 “제가 (40년 친구) 박원순 시장의 장례위원장으로 있다는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너무 애석하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제가 아는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라며 서울대 1학년 때 유신체제 반대 집회에 나갔다가 제적됐던 일, 대구지검 검사 포기 1년 만에 인권변호사로 돌아왔던 일, 1980년대 이후 척박한 시민사회 운동에 나섰던 고인의 행적을 일일이 되짚었다.

 

이 대표는 박 전 시장이 2011년 백두대간 종주 도중 지리산에서 전화를 걸어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는데 어찌 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당장 수염 깎고 내려오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절한 원순씨’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늘 서울시민에겐 친구이자 옆집 아저씨처럼 열정을 바쳐서 일을 해왔다”고 박 시장을 추모했다.

 

이어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으로서 고인이 걸어온 길과 이룩한 일이 너무나 크다”며 “그 열정만큼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생이 많았다. 당신이 애정을 쏟았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돕겠다”고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영결식은 사전에 참석이 확정된 유족과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결식은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사회로 국민의례, 고인에 대한 묵념, 추모영상 상영, 서울시립교향악단의 ‘G선상의 아리아’ 연주, 세 공동위원장 조사, 시민사회 단체 대표자 조사 등의 순으로 엄수됐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1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연합뉴스

공동 장례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갑작스레 떠나시니 비통함을 넘어 솔직히 어이가 없다”며 “사는 동안 뜻밖의 일을 많이 겪었지만 내가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추모의 말을 시작했다.

 

백 교수는 박 시장의 죽음과 관련한 논란을 의식한 듯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며 “애도가 성찰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성찰은 무엇보다 자기성찰로 시작한다. 박원순이라는 사람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공인으로서의 행적에 대한 평가는 애도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이어 “이미 당신의 죽음 자체가 많은 성찰을 낳고 있다”며 “애도에 수반되는 성찰과 자기비판은 당신이 사는 동안 당신이 이뤄낸 엄청난 변화와 진전이기에 이를 망각하게 만든다면 이는 당신을 애도하는 바른 길이 아니며, 당신도 섭섭해하실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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