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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모은 尹, 대응 고심 거듭… 秋는 ‘검언유착’ 의혹 정조준

입력 : 2020-07-04 07:00:00 수정 : 2020-07-04 03: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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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회의 9시간 만에 종료 / 수뇌부들 ‘검찰청법’ 관련 토론 / “秋 수사지휘권 발동 명분 부족” / 결과 취합… 尹, 6일 결론낼 듯 / 법무부, 신임 감찰관에 류혁 / ‘검언유착’ 직접 감찰 나설 듯 / 법무실장엔 강성국 임명 단행
눈 감은 윤 총장 추미애 법무부장관한테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개입하지 말 것을 지휘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법무부 장관 지시권의 한계와 검찰총장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대응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 회의의 핵심 쟁점은 이랬다. 회의에 참석한 검찰 수뇌부 대부분은 추 장관의 무리한 권한행사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들의 의견을 청취한 윤 총장은 이의 제기 방식에 대해 고민한 뒤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 지휘는 검찰총장이”… 지휘권 발동 반박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사장 회의에서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8조와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명시된 검찰청법 12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중단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수사 독립성 보장을 지시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법에 부합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이 검찰총장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는데, 법무부 장관이 나서 그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한 검사는 “윤 총장이 대검과 일선 청의 의견이 충돌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기 위해 자문단을 소집한 것”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사건 처리를 입맛에 맞추려는 지휘라는 게 명백한 상황이어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대로라면, 총장이 원하지 않는 일선 청 지휘라인을 제외하고 원하는 실무자를 직접 지휘하면서 수사해도 되는 것”이라며 “법을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린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가 조형물에 반사되어 일그러져 보이고 있다. 이제원 기자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상 명시된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인권침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했다는 것이다. 한 검사는 “2005년 발동된 수사지휘권은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였지만 추 장관의 수사 지휘는 그 반대의 상황에서 나왔다”며 “발동의 취지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총장은 간담회 결과를 토대로 숙고한 뒤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내에서는 “급하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가 부적절했다는 뜻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주의자인 윤 총장이 쉽게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의제기권을 행사하는 등 뭔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 분위기는 무겁고 엄중했다. 참석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에 대한 법리적인 논리 등을 개진하면서 회의가 길어졌다. 윤 총장은 고검장 회의에 참석해 주로 의견을 듣기만 했다. 오후 회의에는 윤 총장이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떠 검사장들은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오전 10시 시작된 고검장 회의는 오후 2시쯤 끝났고 이후 수도권 지검장, 비수도권 지역 지검장 회의도 예정 시간을 넘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추 장관, 세미나 참석·법무부 인사 ‘일정 예정대로’

이날 추 장관은 참모진을 통해 검사장 회의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2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젠더폭력 범죄에 대한 새로운 형사사법 연구’ 세미나에 참석했다. 추 장관은 개회사에서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 범죄에 대응하는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 인사도 단행했다. 법무부는 6일자로 신임 감찰관에 류혁 변호사를, 법무실장에 강성국 변호사를 각각 임명했다. 류 신임 감찰관은 추 장관 취임 이후 검찰국장 내정설이 돌았던 인물이다. 당시 류 신임 감찰관은 검찰 인사위원회의 반대로 임용되지 못했다. 그는 1997년 검사로 임용된 뒤 2005년 삼성전자 임원을 거쳐 대검 강력부 조직범죄과장, 통영지청장 등을 지냈다. 법무부가 ‘검언유착’ 의혹을 직접 감찰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류 신임 감찰관이 이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을 조사하게 될 전망이다. 강 신임 법무실장은 1994년 광주지법을 시작으로 21년간 사법부에서 근무한 판사 출신이다.

 

교정본부장에는 이영희 법무연수원 교정연수부장이 임명됐다. 1989년 교정 간부로 공직에 입문한 이 신임 본부장은 1948년 교정본부(국) 설치 이후 최초의 여성본부장이 됐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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