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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험 부정행위에 대학가도 ‘공정’ 논란…“이럴 바엔 패스(PASS)를”

입력 : 2020-06-28 08:00:00 수정 : 2020-06-28 10: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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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사라진 줄 알았던 ‘커닝’ 용어 부활… “대안 시급” 주장도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본관 앞에서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 등을 주장하는 경희인 집중공동행동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1학기 기말고사에서 부정행위 사례가 최근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에서도 인하대, 연세대, 서강대 등 부정행위가 적발되며 ‘공정성’ 논란이 일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학생들의 우려로 적지 않은 대학들은 기말고사 역시 온라인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공정성이 무너지고 있는 온라인 시험에 대한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국외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 기말고사에서 학생들의 부정행위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외대에서는 지난 18일 한 교양강의의 기말고사 시간에 700여명이 참가한 단체 대화방에서 시험의 정답이 여러 차례 공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강의의 수강생은 2000명으로 수강생 35%가량이 정답이 공유된 대화방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모든 수강생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보도록 했다.

 

중앙대의 한 법학 과목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부정행위를 모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시험문제가 공개됐을 때 대화방을 통해 판례와 속기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함께 시험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중간고사를 치른 뒤 기말고사를 앞두고 다른 학생들에 함께 부정행위를 할 것을 권유하다가 실수로 대화방에 동명이인을 초대하면서 부정행위 정황이 외부에 드러났다.

 

서울대, 고려대 등에서도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일부 과목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지면 엄정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온라인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에서도 일부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드러나며 학내 커뮤니티에는 시험에 대한 ‘공정성’을 지적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랐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시험이 치러지는 이상 단체 대화방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시험 내용 공유나 대리시험 등을 막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이에 대학들은 기말고사만큼은 대면방식으로 치르겠다고 나섰으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크자 일부 과목은 다시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다만 몇몇 교수들은 휴대폰 카메라나 웹 카메라를 통해 학생 스스로 시험을 치르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화상수업 플랫폼’ 줌(ZOOM) 등을 활용해 기말고사 부정행위 대비에 나섰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수가 모든 상황을 원격으로 감시하기 쉽지 않고 음성이나 다른 화면을 통해 이뤄지는 부정행위까지는 막지 못한다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대학생 SNS 등에는 시험 중 휴대전화 문자나 알람이 와 문제풀이에 차질이 생겼다는 불편 사례들도 나왔다.

 

온라인 평가의 ‘공정성’ 확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에 코로나19 학기 중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크다. 교수가 내린 성적(A~D)을 수긍하지 못하면 학생 개개인이 ‘패스(PASS)’를 선택해 별도 등급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익대와 서강대, 동국대 등은 이미 이 제도를 도입했고 연세대, 경희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총학생회는 이 제도의 도입을 각 학교에 촉구하고 나섰다. 한양대 학생들은 지난 23일 서울캠퍼스 신본관에 모여 “우리는 한 학기 동안 제대로 된 배움을 얻지 못했다"며 "총장은 책임지고 사과하고, 선택적 패스제 원안을 채택하라”고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산발적 확진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시민들이 카페에서 띄엄띄엄 앉아 공부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학교들은 이에 따른 성적 변별력과 학습의욕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경희대 측은 입장문을 통해 “선택적 패스제는 수강과목 성적에 대한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시행되는 제도로 이는 교·강사의 교수권을 인정하지 않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이처럼 문제가 많은 제도를 무리하게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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