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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물 없는 20대 국회'…290명 중 30여명만 기증

입력 : 2020-05-20 19:01:27 수정 : 2020-05-21 15: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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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공백 속… 20대 국회 기록물이 사라진다 / 현역 290명 중 30여명만 기증 의사 밝혀 / 기록물 생산 이관·보관 등 강제 규정 없어 / 일부, 수집사실 모르고 기록 남기는 것 꺼려

20대 국회가 20일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되는 가운데 제도 공백과 의원실의 무관심 속에 의정활동 기록물이 보존되지 못하고 폐기처분되고 있다.

이날 국회기록보존소에 따르면 20대 현역 국회의원 290명 중 30여명이 국회기록보존소에 의정활동 기록물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회의원 기록물은 개별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면서 공식적으로 생산·접수한 문서와 정치활동·개인사와 관련해 생산·취득한 모든 형태의 기록자료와 물품 등이다. 의원실의 보좌진이 생산한 문서와 자료들도 모두 국회의원 기록물로 분류된다. 그러나 국회의원에게 기록물 생산과 이관·보관 등을 강제하는 법적인 규정이 없어서 국회의원 기록물은 다른 공공기관에서 생산한 기록물처럼 법적으로 ‘이관’돼야 하는 기록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기증을 받아 ‘수집’해야 하는 대상이다.

국회기록보존소는 4·15총선이 끝난 뒤 개별 의원실에 의정활동 기록물 수집 협조 공문을 보냈으며 기록물관리 담당 직원 2명이 개별 의원실을 찾아 의원실의 협조를 받아 기록을 수집 중이다. 당선증과 법안 검토 자료, 기자회견문, 의정활동 사진, 상패 등을 기증받았다. 국회기록보존소는 17∼18대 국회에서는 10개 의원실에서, 19대 국회에서는 20개 의원실에서 기증을 받아 기록물을 수집했다.

 

국회기록보존소가 앞장서서 기록물 수집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의원과 보좌진은 기록물 수집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기록물을 남기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기록물 기증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역 의원 중 58.2%(169명)가 낙선 또는 불출마로 대거 국회를 떠나는 바람에 의원회관 사무실을 비우기에 바쁜 보좌진은 의정활동 기록을 기증하기보다 버리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한 보좌관은 “낙선한 의원은 의지가 없고 보좌진은 다음 직장을 구하느라 바빠 그동안 생산해둔 기록물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할 틈이 없다”며 “괜히 기록물로 남겼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지난 11일 ‘20대 국회의원 실록’ 캠페인을 시작하며 국회의원의 기록물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기록보존소 관계자는 “불출마·낙선한 의원실뿐만 아니라 재선된 의원실에서도 20대 국회 의정활동 기록물을 기증하면 수집하고 있다”며 “의원실에서 기록물을 폐기하면 20대 국회의 의정활동 기록이 사라지는 것이다.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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