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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설정·수위 높은 표현…안방극장 '19금의 세계' 열린다

입력 : 2020-05-11 07:47:00 수정 : 2020-05-11 07: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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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15세' 틀에 갇히는 한계 뛰어넘어야"

최근 TV 드라마에도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받는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19금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19금 드라마' 트렌드에 가장 앞서는 쪽은 단연 JTBC '부부의 세계'다. 애초 1회부터 6회까지만 19세 이상 시청가로 기획됐지만, 15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된 8회에서 폭행 장면이 논란이 되자 남은 회차 모두 19세 이상 시청가로 결정됐다.

JTBC 제공

"등장인물들의 고조되는 갈등을 보다 현실감 있게 담아내기 위한 것"이라는 제작진의 설명은 그대로 실현됐다. 애인을 협박하던 박인규(이학주 분)가 빌딩에서 투신 자살하는 장면에선 수위 높은 스릴러적 연출이 사용됐다. 이혼한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가 다시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도 애정 표현은 '19금'이었다. 그러나 이런 장면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는커녕 극의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한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부부의 세계' 시청률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24.3%(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인간수업'도 마찬가지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이 드라마는 고등학생이 성매매 알선 일에 가담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지상파는 물론, 종편과 케이블에서도 방송하기 힘든 소재다. 여기에 신체 절단이나 집단 폭행 등 잔인한 장면이 가감 없이 나오지만, 하이틴 드라마와 범죄 장르를 결합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줬다는 호평을 받는다.

넷플릭스 등 OTT에서 스트리밍으로 제공되는 영상 콘텐츠는 '비디오물'로 분류돼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시청 등급이 결정된다. '인간수업'의 경우 선정성 항목에선 '낮음'을 받았으나 주제의 유해성, 폭력성, 대사, 모방위험 등에서 '높음'을 받았다. 영등위는 "폭력성과 부적절한 대사, 모방위험 등의 유해성이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주제 및 내용은 미성년자들의 불법 행위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청소년의 지식과 경험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청소년 관람 불가를 결정했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 또한 "폭력성과 공포의 표현 수위가 높다"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넷플릭스 제공

이처럼 사전 등급분류를 받는 넷플릭스 드라마들과 달리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사가 내부 심의를 거쳐 자체적으로 등급을 붙인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제재 여부를 가린다. 사후 제재라는 규제의 공백을 틈타 많은 드라마가 선정성과 폭력성에도 불구하고 '15세 이상 관람가'로 방송돼 논란을 일으켰다.

'19금 드라마'들은 표현 수위가 센 장르극이거나 치정극이 대부분이다. 과거 액션 스릴러극 OCN '보이스'(2017)는 15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하다가 폭력성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고 방심위가 행정지도인 '권고' 제재를 내리자 방송 도중 '19금'을 붙였다. OCN '나쁜녀석들'(2014) 또한 11부 전체가 '19금'으로 방송됐다. '부부의 세계' 모완일 PD의 전작 '미스티'(2018) 또한 3회까지는 19세 이상 시청가였다.

영화와 드라마 경계가 희미해지고 '19금 드라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희석된 요즘엔 드라마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19금'이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기도 한다. 특히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지는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다루는 소재를 확장하는 건 필수적인 작업이라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0일 "선정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19금'은 그냥 나이 구분이고 성인이 보는 콘텐츠일 뿐"이라며 "'19금'에 대한 오해 때문에 만들어지지 못하는 소재가 많고 그 결과 한국 드라마가 멜로, 학원극 등 몇 가지 틀 안에서만 변주되는 한계가 있다. 이젠 성인 콘텐츠를 실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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