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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고… 대학로서 예술혼 불태운다

입력 : 2020-04-19 20:29:53 수정 : 2020-04-19 20: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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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관객 만나는 축제 / 올 20돌 맞은 즉석춤축제 21일 개막 / 객석 50%만 사용… 관객간 거리두기 / 전통의 서울연극제는 5월 2일 시작 / 번역극·창작극 4작품씩 무대에 올려

다가오는 5월을 바라보는 공연예술계의 마음은 걱정으로 차 있다. 매년 돌아오는 ‘축제의 달’인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애써 준비한 여러 축제와 무대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어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연일 감소 추세이지만 방심은 금물인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매년 5월 많은 음악 애호가를 설레게 했던 서울재즈페스티벌이 최근 개최를 가을로 연기하는 등 각종 축제 주최 측의 고민은 깊은 상태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고민 끝에 주의 깊은 방역 조치를 기반으로 예정대로 열리는 축제도 있다. 19일 공연계에 따르면 서울국제즉석춤축제가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다. 객석의 50%만 사용해서 관객간 거리를 두고 출연자들도 추가로 확보된 분장실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등의 방역 조처를 한다. 장광열 예술감독은 “지난 한 달 동안 축제를 준비하면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새로운 상황이 무엇보다 힘들었다”며 “위기의 순간에 예술은 그 존재 가치가 더욱 빛난다. 예술은 여전히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저는 예술가들이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스무돌을 맞는 이번 즉석춤축제에는 4개국에서 온 15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참가한다. 22일 즉흥 고수 4개 팀이 참여하는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국제협업 즉흥 공연, 야외 즉흥 공연 등의 무대가 이어진다.

'혼마라비해?'

전통의 서울연극제도 다음 달 2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주요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역시 개막식 등 특별행사는 모두 취소하고 지난해 73개 신청작 중 국내외에서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희곡을 바탕으로 한 번역극 4작품, 창작극 4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첫 번째 작품은 극단 실한의 ‘혼마라비해?’(5.2∼10 아르코예술극장). 2013년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재일교포의 애환을 다룬다.

'전쟁터의 소풍'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전쟁터의 소풍’(5.2∼13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은 스페인 극작가 페르난도 아라발 작품이다. 전쟁터와 소풍이라는 이질적인 소재에 포탄 소리와 아코디언 선율을 조화시켜 전쟁의 허무함을 부각한다. 극단 아어의 ‘죽음의 집’(5.2∼13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은 ‘연극계 시인’으로 불린 고 윤영선 작가 미발표 희곡으로 만든 작품이다. 관객에게 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묻는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피스 오브 랜드'

공연제작센터(PCPA)의 ‘달아달아 밝은 달아’(5.5∼10 아르코예술극장)는 최인훈 작가 동명 희곡을 무대에 옮긴 작품이다. 늙고 눈먼 심청의 삶을 통해 우리 현대사 수난기를 돌아보게 한다. 드림플레이 테제21의 ‘만약 내가 진짜라면’(5.19∼29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은 1986년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특권층이 아니면 연극 한 편 볼 수 없는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이 고위 간부 아들을 사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극장 김장하는날의 ‘피스 오브 랜드’(5.19∼29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는 폭등하는 서울 아파트 가격, 반지하·옥탑·고시원 등의 ‘지옥고’로 내몰린 청년 빈곤, 땅을 둘러싼 역사 등을 이야기한다.

'환희 물집 화상'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프로덕션IDA의 ‘환희 물집 화상’(5.20∼30 대학로 소극장)은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삶을 갈망해 각자 위치를 바꿔보는 ‘자리 바꾸기 게임’을 하는 독특한 내용이다. 극단 수의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5.23∼30 대학로 소극장)는 재일교포의 삶을 다뤄온 정의신 작가와 구태환 연출이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학교 폭력, 노부모 부양, 성 소수자 등 사회가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상처들을 어루만진다. 남명렬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은 “예술성과 대중성의 조화, 시대와 세대의 아우름, 담론의 자유로운 확장을 담은 8편의 작품이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어려운 시기에 공감과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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